푸틴, 우크라 돈바스에 평화유지군 진입 명령…사실상 침공 해석
2022-02-22 12:0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는 내용에 대해 말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박병국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반군 간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평화유지’를 전면에 내세워 러시아 군 병력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라고 명령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섰다. 지난해 10월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가 신설된 후 NSC와 통합돼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

푸틴의 평화유지군 파병 명령은 DPR, 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두 세력 지도자들과 ‘러시아-DPR·LPR 간 우호·협력·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푸틴 대통령의 결정은 돈바스에서 지난 17일부터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의 교전이 가열되고 미국·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군사력을 경쟁적으로 증강하는 가운데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소집한 국가안보회의 긴급회의 뒤 국영 TV로 방영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돈바스 분쟁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 선언하며 평화적 해결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돈바스에서 2014~2015년과 달리 전격전을 벌이려 시도하고 있다”고 파병 결정을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을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고 있다. [AFP]

푸틴 대통령은 담화에서 서방에 대한 날선 비난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뒤이은 나토 시설 배치는 이미 결정된 문제이며 시간의 문제”라며 “러시아는 안보보장 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서방에 보복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며, 핵포기 방침을 재고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발언과 관련해 “빈말이 아닐 것으로 보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 강력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동부 DPR과 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동 명령을 발동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한 이후 미국이 내린 사실상 첫 제재 조치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분주히 움직였다.

문 대통령은 NSC·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 앞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상황이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며 “관계부처는 우리의 안보와 교민 안전 보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처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cook@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