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크라·대만 유사점 질문에 “세계엔 단 하나의 중국만 있다”
2022-02-22 21:04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 외교부가 공식 브리핑 석상에서 전쟁 위기에 처한 우크라이나와 대만 관계에 대한 유사점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 고수란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로부터 전면 침공 위협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대만 간에 유사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국 영토에서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질문이 나온 이유는 앞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한 전화 통화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모든 국가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도 존중받아야 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반드시 수호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 말했다.

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정례 브리핑에서 좀 더 구체적인 언급을 내놨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일국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는 존중받아야 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도 공동으로 지켜야 한다”면서 “각국 주권과 독립,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는 것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이자 유엔 헌장의 취지를 체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이 언급한 ‘합리적인 안보 우려 존중’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동진(東進) 금지를 요구하는 러시아의 우려가 존중돼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수호’ 언급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의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해서는 안 된다고 에둘러 말한 셈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질문한 기자의 질문 속에는 중국이 언급한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수호 정신이 대만에도 적용돼야 하지 않느냐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 사태엔 적용해야 한다고 중국이 주장 중인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를 대하는 중국의 태도엔 적용되지 않는 점에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니냔 비판적 시각이 숨어있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다만,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한 왕 대변인의 답변 속에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유엔 헌장 전문은 “회원국은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결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헌장 제2조 4항은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반(反)하는 무력 위협 및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한편, 왕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대한 ‘중립’ 기조 아래 긴장을 심화하는 행위의 자제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 등을 촉구했다.

미국 CNN 방송은 “왕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14개의 질문 중 12개에 대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며 “국가 주권 보호를 중요시 해야한다는 당연한 외교적 수사와 더불어 러시아와의 밀월 관계를 유지하려는 중국의 복잡한 심경이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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