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러의 일부” 주장에 학자들 “역사 왜곡” 질타
2022-02-23 15:2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AP]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한 지역일 뿐이라며 존재 이유를 부정하자 학자들은 푸틴 대통령의 설명이 틀렸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NBC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1일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의 분리주의 세력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독립을 인정하며 우크라이나를 “역사적으로 러시아의 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1917년 사회주의 혁명 이후 블라디미르 레닌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독립국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3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세워진 레닌 동상을 철거한 우크라이나 시위대를 언급하며 “자국의 존재 기반을 지웠다”고도 밝혔다.

푸틴 대통령 발언을 두고 역사학자는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티모시 스나이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는 이날 MSNBC에 푸틴 대통령의 역사 왜곡을 두고 “우크라이나 역사의 현실에 둘러싸여 있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설명은 틀렸다”고 말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소련이 해체된 1991년 우크라이나가 탄생했으며,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중세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닌이 우크라이나를 별개의 국가로 인정한 것은 우크라이나만의 국가적 정체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주권을 인정하지 않은 것처럼 이러한 발언은 일반적으로 잔혹한 결과를 불러온다”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의 발언 이후 22일 키예프 주재 미국 대사관은 키예프가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보다 먼저 세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을 트위터에 공유하기도 했다.

푸틴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두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그의 의도에 여러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드미트리 트레닌 카네기 모스크바 센터 소장처럼 큰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전문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15만명의 병력을 배치하려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21일 기자들에 “러시아군이 돈바스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단계는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지난 8년 동안 돈바스 지역에 군대를 배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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