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軍 일부, 우크라 동부 진입”…우크라 전면 침공 초읽기
2022-02-24 10:00


지난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온 돈 지역에서 러시아군 소속 탱크와 자주포 등 중무장 화력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TASS]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전격 진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진입 명령을 내린 지 이틀 만이다.

이번 조치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면전 확산 가능성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양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을 통해 “추가적인 러시아 군대가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일부 러시아군의 돈바스 지역 이동과 병력 증강 사실을 확인했다. ▶관련기사 3. 21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입 사실 확인에 신중했던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반나절만에 급변한 것이다. 그동안 유럽연합(EU)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 일부 고위인사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해왔고, 일부 언론도 이를 직접 목격했다고 보도해왔다.

그러나 커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지역에 진입한 러시아군의 규모나 이들의 전투력 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분짜리 연설을 통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이미 공격을 승인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회담 제안을 했지만 응답이 오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면전 발발 여부는 푸틴 대통령의 손에 달려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앞선 지난 21일 DPR과 LPR에 대한 독립을 인정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하면서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러시아군 진입을 명령한 바 있다.

이날 미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 침공에 조만간 나설 것이란 정보를 쏟아내며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면전 수준의 침공에 필요한 군대를 거의 100% 갖췄다고 말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할지 안 할지는 정말 푸틴에게 달렸으며, (전면 침공의 그날이) 분명 오늘이 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당국자는 15만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벨라루스 접경지대에 배치돼 있다고 추산했고, 자체 정보와 시각 증거 등을 토대로 이들 러시아군이 명령만 받으면 전면적으로 침공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또 이들 부대의 약 80%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50㎞ 내에 배치된 채로 진격 태세를 갖췄다는 것이 미국의 평가라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이 2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러시아 군대가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일부 러시아군의 돈바스 지역 이동과 병력 증강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AFP]

CNN은 앞서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는 첩보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미·영·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일원인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도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24시간 이내에 벌어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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