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위기 우크라 대통령, 러시아말로 러 국민에 호소
2022-02-24 10:59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저녁 자신의 텔레그렘 계정에 올린 동영상 연설에서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이 20만명에 달하는 군병력 이동을 승인했다며 “유럽 대륙에서 큰 전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어로 연설했다. 그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 연설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읽기 상황에서 전쟁을 막기 위한 마지막 호소를 러시아 국민들에게 직접 한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000km가 넘는 국경을 맞대고 있고, 현재 약 20만명의 러시아 군과 수천대의 장갑차가 줄지어 있다”며 “여러분의 지도자가 그들이(군병력) 다른 국가의 영토로 진입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조처는 유럽에서 큰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국민이 국영 뉴스채널에서 들은 내용에 속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계획이라는 말을 듣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자유롭다”고 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소리는 감정과 분노가 가득했다고 WP 등 미 언론은 전했다.

그는 “뉴스에 나오는 우크라이나와 실제 우크라이나는 완전히 다른 나라이며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나라가 진짜라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우리가 나치라는 말을 듣고 있다. 나치즘과 싸움에서 800만명이 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이 어떻게 나치즘을 지지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내가 어떻게 나치가 될 수 있냐”면서 자신이 유대인이며 그의 조부는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싸운 소련군에서 복무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은 차이가 있지만, 그게 적이 될 이유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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