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부터 결재까지…집에서 ‘다’하는 하이브리드의 자유 [미래산업 플러스]
2022-03-02 11:41


▲ 한국후지필름BI ‘솔루션 쇼룸’. [한국후지필름BI 제공]


▲ 국내 스타트업 ‘마드라스체크’가 개발한 ‘플로우’. [마드라스체크 제공]


'토스랩'이 개발한 협업툴 잔디. [유튜브 캡처]

#. 직장인 박모 씨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한 달에 한두 번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은 집에서 업무를 해결한다. 근무 초반 가장 불편했던 것은 서류에 서명을 받는 일이었다. 고작 서명 하나 받겠다고 서울 외곽의 자택에서 시내를 오가는 일이 시간 낭비, 체력 낭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회사에서 클라우드 기반 전자서명 솔루션을 도입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박씨는 “집에서도 편하게 각종 결재는 물론 계약 체결까지 가능해져 결재를 핑계로 회사에서 부르는 일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통근보다는 재택근무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하이브리드 근무’가 새로운 업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핵심은 집에서도 사무실처럼 ‘편안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에 관련 솔루션 제품 및 서비스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아날로그 방식의 제품을 공급하던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업무를 위한 관련 제품·서비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이 한국후지필름비즈니스이노베이션(한국후지필름BI)이다. 지난 1974년 건식 보통용지 복사기, 컬러 디지털 복합기 등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며 사무기기 하드웨어 시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련 시장이 위축되며 IT솔루션 공급업체로 변화 꾀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BI는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서명 솔루션 ‘도큐사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클라우드 상에서 전자화된 계약서를 교환 및 송신한다. 담당자의 서명, 계약체결, 문서 보관까지 한 번에 가능한 서비스다. PC와 모바일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계약에 참여할 수 있다. 공인 인증서에 준하는 인증서를 포함해 서면 계약서와 동일한 법적 효력을 발휘한다.

문서를 출력할 필요가 없어 운송, 출력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최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도큐사인은 전 세계 전자서명 솔루션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적극 영업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복합기와 프린터 등 하드웨어 제품을 전시하던 ‘솔루션 쇼룸’ 공간을 클라우드, 전자문서, 화상회의 등 IT솔루션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한국후지필름BI의 도큐사인 외에 각종 협업툴도 인기다. 2015년 설립된 국내 스타트업 ‘마드라스체크’가 개발한 ‘플로우’라는 협업 툴은 업무용 메신저에 관리 기능을 더해 SNS 형태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무를 프로젝트별로 나눠 한 눈에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무료 버전만 35만개 기업, 유료 버전도 3500여개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글로벌 IT스타트업 ‘토스랩’이 개발한 협업툴 ‘잔디’도 재택근무 증가에 힘입어 30만 누적 사용팀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와 네이버마저 제치고 국내 1위 협업툴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도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를 유지하는 곳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어도비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아시아태평양지역 1만여명의 마케터, 컨설턴트, 실무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올해도 하이브리드 업무의 지속적인 증가를 예상했다.

한편 통합 인력관리 솔루션 시프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약 2년 새 재택근무 신청 비율이 월 평균 7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대유행이 시작되기 이전인 2020년 1월 1960건이던 재택근무 신청 건수는 한 달 사이 3.8배로 증가했고, 2021년 7월에는 7만건에 육박하며 35.4배 급증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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