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4번째 ‘철수’…다음은 총리? 당대표? 공천권?
2022-03-03 09:1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10년의 정치 인생에서 그가 선거에서 중도하차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의사, 성공한 벤처기업가 등 다채로운 이력으로 ‘새정치’ 열풍을 타고 정치에 입문한 안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박원순 변호사와의 약 17분동안 대화 끝에 후보직을 양보했고, 그 결과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다. 안 후보로써는 ‘통 큰 양보’였지만 첫 정치 행보의 단추를 잘못 끼워 ‘철수 정치인’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경선 방식’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다 최종 협상이 결렬됐고, 안 후보는 선거 26일 전 대선후보를 사퇴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완벽한 단일화에는 실패, ‘반쪽 단일화’로 정권교체에 실패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단일화 경선을 치렀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경선을 진행한 끝에 오세훈 시장에게 패했다. 안 후보에 대한 여론 지지율은 높았으나 거대 야당의 조직력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2017년 대선에서는 레이스를 완주해 21.41%의 득표율을 받은 안 후보는 2022년 대선에 도전했다. 최대 10%대의 지지율을 받으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또다시 단일화 이슈의 중심에 섰다. 대선후보자 등록일인 지난 13일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이 이에 반대하면서 지난한 협상을 이어왔고, 사전투표일 시작 전인 3일 ‘조건없는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대의명분으로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지만, 출마하는 선거마다 반복되는 ‘단일화-중도하차’로 대중 정치인으로서는 썩 달갑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 향후 정치적 입지는 정권교체의 성패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듭 대선 완주 의사를 밝혀온 안 후보가 ‘조건없는 단일화’에 합의한 것은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초박빙 구도 속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실패론에 휩싸이는 것을 차단하고 향후 정치 행보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안 후보의 대선 이후 행보에 대해선 여러 얘기가 나온다. 윤 후보와 공동정부를 선언한만큼 일단 내각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선 후 즉각적인 ‘합당’도 합의했기 때문에 당권 도전도 가능한 수순이다. 6월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 공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당장 이준석 대표는 3일 단일화 합의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선거가 종료된 이후 1주일 이내로 합당에 대한 실무적인 절차를 마무리 해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국민의힘 내에서의 정치활동이 지방선거등에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3일 단일화 기지회견 후 "제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국민께 도움되는 일인지, 우리나라가 한 단계 앞서서 나갈 수 있는 일인지는 솔직하게 좀 더 고민이 필요하다"며 "여러 가능성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안 후보 말대로 여러 길이 있지만, 모든 가능성은 궁극적으로 그 다음 대선으로 향할 것이라는 것은 정치권 공통의 시선이다.

안 후보의 앞선 세 차례의 사퇴에서 2차례는 승리, 한 차례는 패배 했다. 이번 네 번째 중도 사퇴의 결과에 따라 안 후보의 정치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 후보가 정치 인생 최대의 중대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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