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고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4일 지지자들을 향해 “저의 완주를 바라셨을 소중한 분들, 그리고 저를 지지하고 사랑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안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자필편지를 통해 “저는 이번 후보 단일화의 결과를 통해 많은 분들께 큰 아쉬움과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에 제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많은 국민들이 정권교체의 열망을 가지고 계신다. 또한 동시에 저의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많은 지지자분들이 계신다”며 “특히, 저의 독자완주를 바라셨던 분들의 실망하시는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단일화가 안된 상태에서 자칫하면 그동안 여러분과 제가 함께 주창했던 정권교체가 되지 못하는 상황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저는 사회적 약자를 따뜻하게 품기 위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 세상을 바꾸고 싶어 시작한 정치였지만, 여전히 국민의 고통의 크기는 줄어들지 않아 번민했고 고통스러웠다”며 “단일화 결단의 고민은 거기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완주를 하지 못했다고 해서 결코 저의 길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저를 지지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성원을 잊지 않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러분들이야말로 그동안 나라를 걱정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이다. 그렇기에 저의 송구함과 죄송함은 더욱 더 크다”며 “저는 지금까지 여러분들과 손잡고 함께 걸어온 길을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야권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함께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 같은 안 대표의 자필편지 사과는 단일화 선언 이후 당원들의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안 후보와 윤 후보의 공동 기자회견 직후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 후보를 향한 비난과 조롱의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역시나 또 철수’, ‘안철수에서 철수했다’ 등의 비판과 함께 탈당 의사를 밝힌 당원들의 글이 이어졌다.
이에 안 후보는 전날에도 당원들에게 “오직 더 좋은 대한민국과 시대교체를 열망하며 저의 단일화 결심에 반대하고 실망하신 당원 동지 여러분께 우선 깊이깊이 사죄드린다”며 “다함께 모여 한 분 한 분 귀한 말씀 여쭙고 결정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거듭 송구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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