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초읽기…백악관 “최대 영향 줄 옵션에 초점”
2022-03-05 05:54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4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안 실행을 저울질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부과할 초강력 제재를 연일 발표하고 있지만, 최대 타격을 가하려면 원유를 옥죄야 한다는 요구가 미 의회 등에서 비등하는 상황에서다.

백악관은 인플레이션 심화 등을 이유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를 실행하는 데 그동안 난색을 표했는데 이날 가능성을 열어두는 쪽의 입장을 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행정부 안에선 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가 미 소비자와 전 세계 공급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백악관은 이번주 초엔 미 의원들이 제안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제안을 공개적으로 거부했었다.

세실리아 루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우린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많이 수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의 러시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경우 지금 당장 취할 수 있는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전 세계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 들어온 총 원유량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다. 에너지 관련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2017년 이후 가장 속도가 느리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미국이 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유럽 동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제적·국내적 옵션이 있다”며 “뭐가 가능한지, 무엇이 최대의 영향을 미칠지 논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너무 자세히 설명하진 않겠다”고 했다.

백악관은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가 실제로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줄 건지, 아니면 단순히 다른 시장으로 흘러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킬 건지 평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원유 정보업체 보르텍사의 데이비드 웨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는 연료유를 중국이나 인도에 쉽게 배치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산 원유 유입을 제한하면 전적으로 구매자측 고통을 야기할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에 대한 영향으로 미국이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최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공화당 의원과 함께 이 안을 지지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 안을 놓고 맨친 의원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법안에 동맹과 협의 조항을 포함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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