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5일 경기도 이천시산림조합 앞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함께 공동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로 대선후보 직에서 사퇴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5일 윤 후보의 경기 이천 유세에 합류했다.
지난 3일 새벽 단일화 성사 후 윤 후보와 안 대표가 함께한 첫 공동유세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유세가 열리는 이천시산림조합 앞에 흰색 패딩에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목도리를 멘 채 등장했다. 안 대표가 후보 사퇴 전 유세장에서 늘 입던 차림 그대로였다. 국민의힘 측은 선거법상 안 대표가 윤 후보의 유세 점퍼를 입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빨간 점퍼를 입고 빨간색 풍선을 흔드는 군중 속에 안 대표의 흰색 패딩은 눈에 띄었다. 안 대표는 윤 후보 지지자들에게 꽃목걸이와 꽃다발을 받아안고 주먹 인사를 나누며 무대로 향했다.
빨간 풍선 물결 사이에 주황색 국민의당 모자를 쓴 지지자, 안 대표의 포스터를 들고 있는 지지자도 있었다.
연이어 유세장에 도착한 윤 후보는 안 대표와 활짝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함께 무대에 오른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손을 잡은 채 양손을 번쩍 치켜 들었다. 유세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윤석열'과 '안철수'를 번갈아 연호했다.
윤 후보가 먼저 "우리 안철수 대표께서 저와 함께 더 나은 나라를 위해 함께 진격한다. 우리 안 대표님이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먼저 들어보시죠. 박수 부탁드리겠다"라고 말한 뒤 안 대표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안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를 결심한 안철수입니다"라고 입을 뗐다.
그는 "위기를 초래한 정권은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그게 정권교체가 필요한 이유"라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우리 모두가 바라는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의 상징이 뭔가. 공정과 상식 아니겠나. 거기에 저 안철수의 통합과 미래가 합치면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지지자들이 '안철수'를 외치자 미소를 짓던 안 대표는 즉석에서 "구호를 이렇게 바꾸시죠. 윤석열!"이라고 화답하며 윤 후보의 이름을 네 번 연달아 연호했다.
안 대표는 "보답하겠다. 고맙습니다"라며 짧은 연설을 마쳤다. 윤 후보는 '승리의 브이'를 한 채 양손을 흔드는 안 대표를 바라보며 연신 미소를 보냈다.
이어 연설 무대 중앙에 선 윤 후보는 현장 분위기에 고무된 듯 벅찬 표정으로 강력한 '어퍼컷' 다섯 번을 연달아 날렸다. 머리카락과 양복 옷자락이 휘날릴 정도로 강풍이 불었다.
청중들이 '윤석열'을 환호하는 동안 안 대표도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어 보였다.
윤 후보는 "진격한 안철수 대표를 연호해달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윤 후보의 옆자리를 지켰다.
윤 후보는 "대장동 저게 누구 돈인가. 김만배 일당이 1조원 가까이 빼먹은 저 돈이 누구 돈인가. 성남시민의 돈이면 저 돈 갖고 임대주택을 많이 지어서 서민들과 청년들이 싸게 들어와서 살게 하면 안 되는가"라며 "무슨 놈의 얼어 죽을 기본주택 운운하나. (이재명 후보의) 임대주택 100만채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께서 저와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시면 우리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과 합당해서 외연을 더 넓히고, 가치와 철학을 넓혀서, 더 넓은 국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더 멋진 나라를 만들고 국민 여러분을 잘 모시겠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와 안 대표는 연설을 마치고 나서도 무대 아래에서 열광하는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다. 일부 지지자들은 미리 준비한 장미꽃 한 송이를 윤 후보와 안 대표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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