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투표 파행 속 사전투표율 36.93% 역대 최고
2022-03-05 23:31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 유권자 임시기표소에서 확진·격리자들이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6.93%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에 총 선거인 4419만7692명 가운데 1632만3602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사전투표가 전국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지역별로는 전남(51.45%)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전북(48.63%), 광주(48.27%), 세종(44.11%), 경북(41.02%) 등이 뒤를 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경기 33.65%였다. 이어 대구 33.91%, 인천 34.09% 순으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최종 사전투표율 집계는 투표 마감시간이 4시간 가량 지난 오후 10시쯤에야 발표됐다. 코로나 확진자·격리자 투표가 대혼란을 겪으며 파행이 이어진 탓이다.

이날 오후 5~6시에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가 일반인과 동선이 분리된 임시 기표소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준비 부족과 복잡한 절차로 지연과 혼선이 빚어져 투표소 곳곳에서 대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관위의 준비 부족을 질타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확진자 투표 부실 실태를 고발하며 올린 사진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확진·격리 유권자 사전투표는 의사가 기입된 투표용지를 선거관리원이 골판지 상자나 쇼핑백에 담아 유권자 대신 투표함에 넣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다수 유권자가 크게 반발했다. 확진·격리 유권자 투표소에는 투표함이 따로 설치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같은 논란은 부산 해운대구, 경기 고양시, 전북 전주시 등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겼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우3동 투표소에서도 선관위 관계자가 확진·격리 유권자 투표방식을 설명하자, 유권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는 일이 생겼다. 일부 시민은 "신분증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냐"고 지적하며 투표를 거부했다.

일부 유권자가 "선관위 측이 선거인명부를 차위에 놓고 신원을 확인한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일도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이 확진자 투표 부실 실태를 고발하며 올린 사진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2동 사전투표소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생겼다. 한 남성 유권자가 "기표 용지가 곧바로 투표함에 들어가지 않고 별도로 보관됐다가 옮겨지는 것이냐"고 반발한 것이다.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현관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도 한 유권자가 "직접 투표함에 투표 용지를 넣고 싶다"고 반발하며 실랑이가 일었다.

부산 강서구 명지1동 사전투표소에서도 선관위 측이 확진·격리자 투표용지를 봉투에 담았다 한꺼번에 투표함에 넣겠다고 말했고 유권자들이 반발했다.

한편 서울 은평구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은평구 신사1동주민센터에서 확진·격리자 대상 사전투표가 진행 중이던 유권자 3명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투표된 용지가 든 봉투를 받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의 투표소 부실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정치권도 일제히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부실하고 허술한 투표를 관리랍시고 하는 선관위의 무능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이날 밤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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