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제방산전시회(WDS)에 참가한 현대로템의 부스 전경. [현대로템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로템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대규모 방산 전시회에 참가하며 중동 시장 개척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6일(현지시간)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제 1회 국제방산전시회(WDSᆞWorld Defense Show)에 참가했다고 7일 밝혔다. 나흘간 진행되는 행사에는 현대로템을 비롯한 전 세계 45개국 800여개 방산 업체가 참여해 주력 제품과 기술력 등을 홍보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WDS는 사우디 국방부와 방사청(GAMIᆞGeneral Authority for Military Industries), 국영 방산업체인 SAMI(Saudi Arabian Military Industries)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시회다. 육ᆞ해ᆞ공 무기 체계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방산 분야를 아우른다. 행사는 이후 격년으로 열린다.
현대로템은 행사장에 마련한 한국관에서 중동형 K2전차와 다목적무인차량(HR-셰르파), 장애물개척전차, 차륜형장갑차 등 4종을 전시했다.
중동형 K2전차는 사막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차’다. 섭씨 50도를 웃도는 중동의 폭염 속에서도 운용이 원활하도록 엔진과 조종석 내부의 냉각 성능을 향상시켰다. 또 포탑에도 차광막을 설치했다. 전차 바퀴를 둘러싸는 부품인 궤도에는 특수 고무 재질을 적용해 고온에도 문제없이 주행할 수 있다. 전차 외관은 사막 지형에서 은신에 유리한 황색으로 도색했다.
미래 전장 환경을 고려해 첨단 기술로 무장된 다목적무인차량도 행사 전면에 내세웠다. 다목적무인차량은 배터리가 탑재된 6륜 전기구동방식 차량으로, 엔진 소음이 발생하지 않아 감시 및 정찰 업무에 적합하다.
원격 주행과 병사를 따라 기동하는 종속 주행, 경로를 지정해 알아서 이동하는 자율주행 등 다양한 무인운행 능력도 장점이다. 지난달 우리 군의 시범 운용을 마치고 최종 납품까지 완료하며 품질과 실용성을 입증했다.
이밖에 전장의 지뢰 및 각종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는 장애물개척전차와 보병부대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향상시키는 차륜형장갑차도 선보였다. 차륜형장갑차는 실내 냉방 장치는 물론 외부 충격 흡수가 뛰어난 독립현수장치가 바퀴를 적용했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행사 개최지인 사우디는 앞서 서방 세계에 대한 자국 안보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인 ‘비전 2030’을 천명했다. 2030년까지 군비 지출의 50% 이상을 자국 업체에 쏟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해외 선진 방산 기술 도입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최근 노르웨이 등 유럽에서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는 K2전차를 포함한 무인차량 등 현대로템의 방산 제품군이 중동 지역에서도 더 많은 홍보가 이뤄지고 운용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우디 국제방산전시회(WDS)에 참가한 현대로템의 부스 전경. [현대로템 제공]
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