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친윤계가 핵심…당·계파 넘어 ‘정권교체’로 뭉친 ‘尹의 사람들’
2022-03-10 05:38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도운 사람들은 ‘정권교체’라는 대의(大義) 하나로 집결했다. 초기에는 친이(친이명박)·관료·서울대 출신이 핵심으로 꼽혔지만, ‘99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 1가지만 같으면 누구든 포용할 수 있다’는 기조 아래 이 또한 급격히 옅어졌다. 출신·배경은 각양각색이다. 과거라면 서로 적진에 있을 사람들도 많다. 윤 당선인 측은 이를 “망라(網羅)주의”, “친이재명만 빼고”라고 정의했다.

10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윤 당선인을 도운 사람들은 ▷신·구 친윤계(친윤석열계)▷지도부·선거대책본부 ▷전직 의원 ▷분야별 전문가(전·현직 관료와 교수) ▷탈(脫)민주당 인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연합]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연합]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연합]

▶신·구 친윤계…선거 중추적 역할=선거 과정 중 ‘윤석열측 핵심 관계자’(윤핵관)로까지 불렸던 윤 당선인의 측근 인사들은 직책과 상관없이 윤 당선인의 의중을 파악·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의원들이다. 구 친윤계의 핵심은 권성동(4선)·장제원(3선)·윤한홍(재선) 의원, 신 친윤계 핵심은 이철규(재선·전략기획부총장)·이양수(재선·수석대변인) 의원이 거론된다. 구 친윤계는 윤 당선인의 경선 캠프에서 활약했다. 신 친윤계는 이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한 뒤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도맡았다. 몇몇 인사는 이 안에 김은혜(초선) 의원을 포함키도 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구·신 인사 모두 윤 당선인이 흉금까지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정진석(5선)·주호영(5선) 의원은 친윤(친윤계)의 수장이다. 정 의원은 윤 당선인의 충청대망론, 주 의원은 TK(대구·경북) 내 대세론을 확산하는 데 일조했다. 윤상현(4선) 의원은 윤 당선인이 조직 기반을 다질 때 힘을 실어줬다. 박민식(재선) 전 의원도 핵심 실무진으로 언급된다. 유상범(초선) 의원은 윤 당선인을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3일 윤 당선인과 막판 후보 단일화를 한 후 그를 돕는 최대 스피커가 됐다. ‘초박빙’ 구도에서 중도·무당층 표를 끌어오는 데 역할을 했다. 당 안팎에선 국무총리 후보, 차기 당 대표 후보 등으로 거론된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도 경쟁자였다가 조력자가 된 케이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연합]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 [연합]

▶톡톡 튄 李, 관리의 권영세…승리 견인=지도부·선거대책본부에선 단연 이준석 대표와 권영세 의원(4선·선대본부장)이 조명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핵심 전략가였다. 당 안팎에서 호평 받은 쇼츠 공약, AI(인공지능) 윤석열, 앱 ‘유세의힘’과 함께 윤 당선인의 공약을 각 도시에 홍보하는 ‘열정열차’까지 모두 그의 아이디어였다. 선거 초기에는 윤 당선인과 2차례 큰 마찰을 빚었으나, 극적 화해 후에는 그의 ‘꾀 주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권 의원은 선대본부장과 함께 당 사무총장, 3·9 재보선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은 핵심 인사였다. 그는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 사법연수원은 8기수 선배다. 권 의원은 구·신 윤핵관과 함께 입각 1순위로 언급된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3선 출신·정책본부장)도 역할이 컸다. 원 전 지사는 안으로는 정책 조율, 밖으로는 ‘이재명 저격수’로 활동했다. 원 전 지사는 지난 1월 초 선거 조직에 해체·재구성 수순을 밟을 때도 직을 유지했다. 다수의 초선 의원들도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조력했다. 김은혜(공보단장)·서일준(비서실장)·윤창현(정책본부 부본부장)·이용(수행실장)·전주혜(대변인)·정희용(상황실 부실장) 의원 등이 특히 신임을 받았다. 윤 당선인과 초기부터 함께 한 장예찬 선대본부 청년본부장은 당 내 젊은 청년보좌역이 여러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줬다는 평을 받는다.

전직 의원 중에서는 특히 윤희숙(초선 출신) 전 의원으로 시선이 쏠린다. 선거 조직이 ‘슬림화’된 후 핵심 진영에서 벗어난 윤 전 의원은 외곽에서 여론전을 주도했다. 윤 당선인도 윤 전 의원의 책 ‘정치의 배신’을 읽고 있는 모습이 포착될 만큼 신뢰를 표했다. 나경원(4선 출신) 전 의원도 독보적 인지도와 메시지 전달력으로 윤 당선인 방패 역할을 했다. 전략통인 김재원(3선 출신) 최고위원은 활발한 방송 활동으로 공중전에 기여했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헤럴드DB]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해묵 기자]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인터넷 캡처]

▶전문가 그룹…MB·朴 관료 곳곳 포진=전문가 그룹 내 실세로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꼽힌다. 당장 경제부총리 후보로도 거론된다. 윤 당선인 특별고문직에 있던 이 전 실장은 윤 당선인이 수시로 조언을 구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존재감이 컸다. 이 전 실장은 지난해 6월 윤 당선인이 첫 정치 활동을 시작할 때 1호 영입 인사로 그를 돕기 시작했다. 기획재정부 2차관·예산실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인 그는 초기 윤 당선인이 대선 조직의 골격을 짤 때 설계자를 자임했다. 경제 분야의 ‘투톱’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경제 전반),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부동산 전반)다. 윤 당선인 경선 단계부터 공약 전반을 관장한 김소영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반대론자로 이름을 알렸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 1차관을 지낸 김경환 교수는 부동산 정책 이론·실무에 모두 밝다.

복지 분야 투톱에는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와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꼽힌다. 외교 분야의 핵심 인사는 윤 당선인의 친구이자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국방 분야의 핵심 인사는 윤 당선인 고등학교 선배인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 거론된다. 이 밖에 윤 당선인의 ‘노동 멘토’로 칭해지는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문재인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에 핵심 역할을 한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도 정책 공약 설계에 기여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연합]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이상섭 기자]

▶脫민주당 사단 외연확장 ‘앞장’=탈(脫)민주당 인사들도 윤 당선인에게 힘이 됐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한 그의 다짐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용호(재선) 의원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DJ 정부에서 일한 적이 있다. 김 전 대표는 초기에 새시대준비위원회를 맡아 옛 민주당 인사들을 포섭했다. 직책을 내려놓은 이후에도 보수 진영 외연확장을 위해 앞장섰다. 윤 당선인과 김 전 대표는 잦은 독대를 할 만큼 막역한 사이다. 이 의원은 윤 당선인이 선거 대전략으로 둔 서진(西進) 정책의 핵심이었다. 이 의원을 놓곤 장관급 입각설도 나온다.

이 밖에 DJ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한 김영환 전 의원,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 출신의 유종필 전 관악구총장도 윤 당선인을 초기부터 도왔다. 민주당에 정치적 뿌리를 둔 김동철·박주선(4선 출신) 전 의원도 윤 당선인의 지지층 확장을 위해 공들였다. DJ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은 민주당의 ‘아픈 구석’을 거듭 공략해 간접적으로 도움을 줬다.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석좌교수, YS 손자인 김인규 청년보좌역도 윤 당선인의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연합]


송상현 전 국제사법재판소장. [연합]

▶김병준·송상현 등…무게감 큰 멘토 그룹=윤 당선인을 도운 장막 뒤 인사로는 먼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이 꼽힌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김 전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정치·정책 철학을 정립할 때 지대한 영향을 줬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캠페인 초기에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조직이 해체된 후 직을 내려놨다. 윤 당선인과는 그 이후에도 소통을 이어왔다.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장도 거론된다. 송 전 소장은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석사논문 지도교수였다. 윤 당선인이 정치판에 들어오기 전 직접 조언을 구할 만큼 관계가 깊다. 윤 당선인의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대학원 교수도 정책·정무 조언을 건네는 ‘그림자형 책사’ 역할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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