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패배 후 오히려 20대여성층서 ‘팬덤’
2022-03-11 10:56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두고 2030세대 젊은 여성층 중심의 ‘팬덤’이 형성될 조짐이다. 이들은 선거 막판 이 후보에 지지를 몰아줬던 유권자층이다. 여론조사와 출구조사 등에 따르면 특히 20대 여성들은 선거 막판에 강한 결집력을 보이며 20대층에서 판세를 이 후보 우세로 뒤집은 유권자층이다. 이번 대선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는 20대 여성의 58.0%, 30대 여성의 49.7%의 표를 받은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의힘이 압도적으로 승리하리라던 선거 결과를 0.7%포인트 차로 좁히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 후보는 향후 정치 행보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호감 대선’이었다는 이번 대선에서도 이 후보는 특히 친여 성향 청년여성층에서도 큰 환호를 받지 못했다. 이들 사이에서 역시 이 후보는 비호감 이미지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선거 막판과 패배 승복 과정에서 이 후보는 젊은 여성층에서의 부정적 이미지를 ‘호감’으로 바꿨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선거대책위 해단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오늘 눈물바다 속에 선대위 해단식을 했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제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의 성장과정과 대선출마, 패배과정이 재조명을 받으며 일종의 ‘팬덤’이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유명 온라인 여성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이 후보의 오랜 지지자라고 칭한 회원이 올린 게시글이 높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이 회원은 “정치인들이 페미니즘 발언을 사릴 때 화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우리 커뮤니티를 언급해준 것 정말 고마웠다”며 “이재명의 주 지지자들은 40~50대 남성이었는데 이번 대선에서 2030 젊은 여성들이 표심이 된다는 걸 우리가 입증했다”고 했다. 해당 글에는 “이재명을 계속 지지하겠다”, “장기전으로 가자”는 등의 댓글이 다수 달렸다.

민주당 관계자도 “커뮤니티 모니터링에서 실제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워낙 적은 표 차로 석패하다보니 여성들의 감정적 공감과 지지가 더 폭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이 민주당 지지층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민주당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글은 물론 이미 당원에 가입했다는 게시글도 적잖게 올라오는 상황이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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