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의 SK 실트론 현지 공장을 방문해 주요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공급망과 대(對)러시아 수출통제, 철강 232조 관세 개선 등 최근 주요 국제 통상현안에 대한 양국간 공조를 강화키로 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 대한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IPEF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한 포괄적인 경제협력 구상이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과 타이 대표는 전날(현지시간) 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양국 통상장관 회담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주요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 측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공급망, 신기술, 디지털 등 신통상 의제에 대한 공조 강화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국 실장급 인사를 수석대표로 하는 제1차 회의를 오는 6월안으로 열기로 했다.
양측은 IPEF에 대해 10년간 한미 FTA를 성공적으로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태지역의 새로운 통상·경제질서 형성에 한미 양국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타이 대표가 디지털 무역, 노동 기준 및 무역 촉진을 포함하는 프레임 워크의 무역 구성 요소를 이끌고 지나 레이몬도 미 상무장관은 공급망, 인프라 및 탈탄소화, 세금 및 부패 부문을 감독한다는 점에서 IPEF 관련 미국 정부의 우리측 카운트파트너는 산업통상자원부다
또 여 본부장은 타이 대표에게 철강 232조 개선에 대한 조속한 협의와 착수를 요청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관세 부과 대신 2015~2017년 철강 완제품 평균 물량의 70%로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2015∼2017년 연평균 383만t이던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량은 지난해 269만t대로 축소됐다.
아울러 여 본부장은 17~18일 뉴욕을 방문해 외교협회(CFR)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케리 콘 IBM 부회장(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등 주요 인사 면담을 통해 양국 통상·경제안보 경제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했다. 게리 콘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한미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위원장으로 한미 FTA 폐기 위기를 극복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인사다.
여 본부장은 미 반도체장비 회사인 엑셀리스 팀 오레간 투자총괄을 만나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확대 및 신규 고용계획(최대 100명)을 확정했다. 엑셀리스는 평택 생산시설에 증액 투자해 반도체 이온주입장비의 연간 생산규모를 늘리고, 우리나라에 연구개발(R&D) 센터, 시제품 검증 센터, 교육훈련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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