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에 진짜 멋있는 아이가 있었네…승완이
2022-03-21 14:47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정말 멋있는 아이는 지승완이었네.

배우 이주명이 과감한 결단력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20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김승호)' 12회 속 이주명은 체벌에 분노하는 10대를 찰떡으로 소화했다.

평소 교내 체벌에 불만을 품고 있던 전교 1등 지승완(이주명 분)은 이날 친구인 정교 꼴등 문지웅(최현욱 분)이 학생 주임 선생에게 폭행을 당하자 "말로 해도 되는 일에 왜 매번 손이 먼저냐고요. 교내 체벌 금지됐어요. 모르세요?"라고 비난을 쏟아내며 그를 경찰서에 신고했다.

하지만 승완은 경찰이 와도 변하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분노했다. "학생이 맞았다고 신고해봤자 경찰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고..."

이후 승완은 본인의 해적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현실을 고발했고, 그로 인해 징계를 받을지 공개적으로 반성문을 쓸지 선택을 강요받았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 승완은 부당한 반성문을 쓰는 대신 스스로 수능 한달 전에 학교를 떠나겠다고 마음먹었고, 실행에 옮겼다. 딸의 자퇴서를 쓰기 위해 함께 학교에 온 승완 어머니의 기세등등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문지웅이 지승완에게 "미안하다. 나 때문에 학교떠나게 되어서"라고 울먹이자, 승완이 "괜찮아. 너 없었으면 재미가 없어 세상 하직했을지도 몰라"라고 오히려 쿨하게 말했다.

억눌렀던 분노를 터뜨린 이주명은 싸늘하고 단호한 눈빛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며 휘어지지 않고 부러지는 길을 택하는 주체적인 면모의 승완을 완벽히 표현했다.

그는 친구들의 뜨거운 배웅 속 마지막까지 쿨한 스타일을 고수하며 운동장을 떠나는 모습으로 뭉클함을 더했다. 시원·섭섭·후련 등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이주명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주명은 그간 전교 1등이자 '똑쟁이' 반장 승완을 똑부러지고 반듯한 모습으로 그려내 승완의 분노와 자퇴가 미성숙한 선택이 아니라는데 무게를 실었다. 그는 아무리 계도를 위한 것이라도 체벌은 나쁜 것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나이보다 성숙한 그는 사회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한다. 정부와 정책까진 아니더라도 열아홉인 그에게 학교가, 교사들이,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한다. 권위를 폭력이라는 형태로 남용하는 교사들과,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고 일률적인 사람을 찍어내는 공장과도 같은 학교의 시스템에 대해 생각한다.

풋풋하고 발랄한 모습에서부터 정의감 가득한 인물 연기까지 회를 거듭할수록 빛나는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는 이주명. 자퇴 후 첫 일탈로 파마를 하고 나타난 승완이 앞으로 또 어떤 행보로 매일이 재미있을 청춘을 빛낼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1998년 시대에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담은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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