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추천' 한진칼 사외이사 선임안 부결…조원태 압승
2022-03-23 11:02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이사진 선임을 둘러싸고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사모펀드 KCGI가 벌인 2년 만의 표대결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승리했다.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9기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서윤석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은 의결권 있는 주식 25.02%의 찬성을 받는 데 그치며 부결됐다. 이 안건은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가 제출한 의안이다.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주순식 전 법무법인 율촌 고문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각각 60.59%의 찬성을 받아 가결됐다.

조 회장의 승리는 예견된 것이었다. 주총 전부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을 앞두고 KDB산업은행이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조 회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 지분 10.50%를 보유한 상태다. 조원태 회장과 특수관계인 20.79%에 델타항공 13.10%를 합치면 지분은 44.39%에 달한다.

반면 한진칼 주식을 매각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현재 지분은 2.81%에 그친다. KCGI 산하 그레이스홀딩스 등이 17.27%, 반도건설 자회사인 대호개발 등은 16.9%를 각각 보유 중이다.

KCGI 측이 주주제안으로 낸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모두 부결됐다. 전자투표 도입 안건은 57.85%의 찬성을, 이사의 자격 강화 안건은 53.35%의 찬성을 얻으며 특별 결의 요건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KCGI의 한진칼 펀드 만기 시점이 3월 말이라는 점에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망도 제기된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앞서 한 매체 인터뷰에서 “KCGI 펀드는 수익 구간에 진입해 엑시트를 위한 여건은 조성됐다고 본다”며 “매각은 부분 매각보다 전량 매각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올해를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성공적으로 재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 회장의 인사말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리 낭독했다.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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