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라고요? 사장님은 웁니다…1년에 사라지는 주유소가 무려 [비즈360]
2022-03-27 08:01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1년간 전국 주유소 중 300곳 가까이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빠듯한 마진구조에 유가 변동성까지 높아지면서 손실 위험도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탈석유 바람 속에 내연기관차 시대가 머잖아 종지부를 찍게될 수 있다는 불안감도 폐업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국내 주유 영업소수는 1만1142곳으로 2020년(9월기준) 대비 279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만 해도 1만2000개가 넘었던 전국 주유소수는 매해 100~300개 수준의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추세로라면 조만간 1만곳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현재 주유소 1개당 약 4600명(올 추계인구수 기준)이 이용하고 있는 셈이며, 각 주유소가 담당할 단위 인구수는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정유사별로 보면 SK에너지의 주유소가 2974곳으로 가장 많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3000개 밑으로 떨어졌다. 30%를 웃돌았던 주유소 점유율도 26.7%까지 하락했다. 두번째로 주유소가 많은 곳은 현대오일뱅크로 2390곳이며, 21.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0년 SK네트웍스 주유소를 인수하면서 GS칼텍스를 제치고 주유소수 2위 기업이 됐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S-OIL)은 각각 2246곳, 2138곳이다. 1년새 주유소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GS칼텍스로 109개가 사라졌다. 그 뒤로는 SK에너지(86개), 현대오일뱅크(63개), 에쓰오일(19개) 순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사장님들이 정유사에서 기름을 가져오면 마진이 100~200원인 상황에서 임대료가 오르거나 기름값이 출렁이게 되면 손실을 볼 수 있어 사업을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지 소유주 입장에서도 주유소보다 일반 건물 임대 수익을 노리는게 나을 수 있다.

휘발유·경유 등을 공급하는 정유사들은 전체 매출 중 주유소 비중이 높지 않은 데다 일정 정도의 주유소수 감소가 소매 수요 위축으로 직결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로선 주유소 폐업 추세를 크게 우려하고는 있지 않은 상황이다. SK에너지의 경우 전체 석유제품의 33.3%(2021년 현재)만 대리점에 납품되고 있으며, 이 중에서도 주유소는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정유사들이 저탄소·친환경 정책 환경에 맞춰 수소 등 대체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기 때문에 주유소의 자연 감소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차량구동방식의 시대전환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도 주유소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관측이다. 전기·수소차가 기존 내연기관차를 대체하려면 앞으로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사업 영위를 포기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등록을 2035년부터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가운데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충전요금 동결 등의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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