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사]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에 거는 기대
2022-03-31 11:12


최근 우크라이나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 특히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가 증가한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서늘한 마음이 드는 것은 필자가 30여년을 공군 방공포병 장교로 근무했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미사일방어 체계를 보유하고 있었다면 최소한 대규모 민간인 사상자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걱정스러운 마음은 더 커진다. 북한은 올해만 벌써 10여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해 위협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거 2017년 연이은 북한 미사일 도발이 재연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다행히 우크라이나와 대한민국은 다르다. 우리 군은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를 중심으로 북한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를 지속 발전해왔다. 미사일방어 체계는 첨단과학의 집합체다. 음속보다 빠르게 비행하며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적 미사일을 광활한 공중에서 정확히 맞춰야 하는 미사일 방어작전은 쉽지 않은 과제다. 미사일방어 체계가 미사일공격 체계에 비해 발전이 더딘 이유다.

국방부는 4월 1일 공군 ‘방공유도탄사령부’를 ‘미사일방어사령부’로 개편한다. 미사일방어사령부는 2012년 탄도탄 감시레이더 전력화를 시작으로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Cell) 전력화, 패트리엇(PAC-3) 성능 개량, 최초의 국내 개발 미사일 요격 체계 ‘천궁-Ⅱ’의 작전 배치 등 꾸준히 미사일방어 능력을 보완해왔다. 이제 공군은 우주와 공중 영역에서 고도화되는 다양한 위협에 입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임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상층 방어 체계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시험발사 성공 소식도 있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천궁-Ⅱ와 ‘L-SAM’이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의 두 축이 된다면 대한민국은 적 미사일을 L-SAM이 높은 고도에서 요격하고, 천궁-Ⅱ가 낮은 고도에서는 요격하는 다층 미사일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만큼 작전 요구에 따라 상호보완적으로 지속 성능 개선도 가능하다. 성능 개량을 통해 원거리에서 L-SAM 레이더가 미사일을 탐지·추적하고 이 정보를 천궁-Ⅱ가 수신해 활용할 수도 있고, 천궁Ⅱ의 수직발사대를 이용해 360도 모든 방향에서 날아오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도 요격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기 경보 위성 등 무기 체계를 확보하면 하늘은 물론 우주 영역에서 미사일 대응 능력 확장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현재 위협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미래 위협을 예측하기 위한 작전요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작전요원은 무기 체계 능력이 100% 발휘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훈련해 복잡하고 혼돈한 실전 상황에서 임무를 완수하는 전투의 ‘프로’가 돼야 한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은 “살아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나 가장 똑똑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라고 말했다. 공군 미사일방어사령부가 이번 부대 개편을 계기로 대한민국 미사일방어의 핵심 부대로서 다시 한 번 도약하기를 바란다.

이동원 전 방공유도탄사령관·예비역 공군 소장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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