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쌍방울, 에디슨 재도전”…꼬이는 쌍용차 재매각 [비즈360]
2022-04-06 10:28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된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법정관리 중인 쌍용차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재매각을 위한 시간은 6개월에 불과한데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 중 자금력이 충분한 기업은 보이지 않아서다. 인수 후보 자격을 박탈당한 에디슨모터스가 소송전에 이어 컨소시엄 재구성을 통한 재인수 의지를 보이면서 상황은 더 꼬이고 있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은 이날 회의를 열어 쌍용차 재매각을 위한 세부사항을 결정한다. 회의 결과는 재매각 계획 수립에 비중 있게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거래 채권단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쌍용차 인수 의지를 가진 잠재 후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재매각을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 대략적인 방향을 논의해 이를 정용원 관리인과 매각주간사 EY한영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쌍용차 재매각 추진 방식으로는 기존의 공개입찰 외에도 수의계약, 스토킹호스 등이 꼽힌다. 스토킹 호스는 회생기업이 인수의향자와 조건부 인수 계약을 맺고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공개입찰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면 기존 인수의향자가 낙찰받는다.

재매각 방식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얼마나 빨리 매각을 매듭지을 수 있느냐다. 회생법원은 오는 10월 15일을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으로 못 박았다.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6개월이 걸린 만큼 재차 인수후보를 선정하고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관계인 집회까지 끝내기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주간사가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맺어 매각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채권단 측은 에디슨모터스보다 재무 여력을 갖추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은 인수 후보를 찾겠다는 입장이지만 쉽지 않다.

상거래 채권단이 5480여억원의 회생채권에 대해 40~50% 수준의 변제율을 요구한 만큼 당장 투입하는 인수자금만 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7000억원대의 공익채권을 포함하면 인수자가 부담할 금액은 1조2000억원대가 된다. 향후 전기차 개발 등에 추가로 투자해야 하는 부담도 여전하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출고센터. [연합]

계열사 광림을 내세워 인수 의사를 밝힌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할 당시 2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보유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쌍방울그룹 연간 매출이 4400억원에 불과하다. 매출 2조원대인 쌍용차를 인수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종 인수 후보가 되더라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쌍방울그룹 역시 에디슨모터스처럼 쌍용차 부지를 매각해 개발이익을 얻기 위해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마찬가지로 인수를 공식선언한 특장차 업체 이엔플러스 역시 쌍용차를 인수하기엔 덩치가 작다는 평가다.

에디슨모터스 측이 쌍용차 인수 의지를 버리지 않고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4일 대법원에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한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인수합병(M&A) 투자계약 해지에 대한 효력정지 등 가처분 신청도 냈다. 소송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의계약을 진행하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크다.

에디슨모터스는 자동차 조명업체 금호에이치티와 컨소시엄을 다시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다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특별항고가 받아들여질 경우 금호에이치티가 기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기각될 경우 금호에이치티가 대표로 나서는 컨소시엄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재무적투자자(FI)를 추가로 유치해 재무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기존 FI였던 키스톤PE와 KCGI도 철수한 마당에 새 투자자를 찾을 수 있겠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재매각에도 실패한다면 법원은 쌍용차의 청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충분한 자금력을 가진 기업을 찾아 인수를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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