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 “러 관계 유지국, 경제 이득 위해 ‘울타리에 앉은 나라’”…배제 경고
2022-04-14 08:24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재닛 옐런(사진) 미국 재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는 데 동참하지 않는 국가를 ‘울타리에 앉아 있는 나라’로 비유하며 러시아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와 경제적 배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을 콕 집어 압박한 것이자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인도도 글로벌 시장에서 고립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평가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행사 연설에서 “러시아와 관계를 유지해 다른 나라가 남긴 공백을 메움으로써 이득을 얻을 기회를 보는 ‘울타리에 앉아 있는 국가’들에 몇 마디 하겠다”면서 “그런 동기는 근시안적이다. 평화로운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위한 우리 국제질서의 미래가 달려있다. 이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질서다. 분명히 하겠다. 제재에 참여하는 통합된 연합은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제재를 훼손하는 행동에 무관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체제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를 보존했다고도 말했다.

옐런 장관은 중국에 대해선 “중국을 향한 세계의 태도와 추가적인 경제통합을 포용하려는 의지는 단호한 대 러시아 행동이라는 우리의 요구에 대한 중국의 반응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이 우크라이나 국경의 무결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영토 주권 주장에 대해 국제 지도자들의 동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고도 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해온 점을 거론한 것이다.

옐런 장관은 전 세계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권위주의적 시스템을 모델로 제시하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움직임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질서의 미래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도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옐런 장관이 앞으로 경제 문제를 국가안보를 포함한 국익에 대한 광범위한 고려와 분리하는 게 더 어려워질 거라고 말했다며, 그가 취임한 이후 중국과 관련해 한 가장 날카로운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리가 국제질서를 지키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부여한 평화와 번영을 보호하기 위해 함께 일어서야 할 필요성을 극적으로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WP는 이 대목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지난 11일 한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진 못했지만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더 구매하지 못하게 설득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옐런 장관은 “다른 나라가 주요 원자재, 기술, 제품에 대한 시장 지위를 이용해 경제를 교란하거나 원치 않는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허용할 수 없다”며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공급망 문제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함께 한다는 뜻)’ 전략을 지지한다고 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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