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진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시행…“종부세 공포 그대로” [부동산360]
2022-04-17 08:01


[연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두 달도 안 남은 시간에 매수인이 짠 하고 나타날까요. 현실적으로 어렵고 결국 올해도 종부세 한 번 더 낼 수밖에 없어요. 세금 낼 생각에 미쳐버리겠습니다. 빚 내서 세금 내는게 정상인가요.”(다주택자 A씨)

“수십억원 고가 아파트 한 채를 가진 사람은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해주고, 겨우 2~3억원 짜리 상가주택, 다가구 빌라 합쳐 세 채 가진 사람한테는 얄짤없이 세금을 더 걷는게 공정하지 않게 느껴진다. 팔려고 해도 안 팔리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다주택자 B씨)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현 정부의 반대로 결국 새 정부 출범 직후인 5월 11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를 적용키로 함에 따라 상당수의 다주택자들이 올해 종합부동산세 납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동안 양도세 중과 배제 시기가 혼란을 거듭하면서 다주택자들은 매도시기를 저울질하며 눈치 싸움이 극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담이 완화될 것을 확정적으로 보고 미리부터 집을 내놓은 사람도 일부 있는 반면, 시행일 이후에 안전하게 매도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다양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전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 팀장은 “대부분의 다주택자들은 수억원대의 양도세 부담이 수천만원대의 종부세 부담보다 금액규모가 좀 더 크기 때문에 미리부터 집을 내놓는 사람보다 관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며 “오히려 다주택자 보유세에 대한 부담은 어떻게 되는거냐는 문의가 많은데, 아직까지 보유세 완화는 거론이 안되고 있는만큼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5월 11일로 비로소 시기가 확정됐지만 기대됐던 다주택자 급매물 출회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유세 기산일인 6월1일 전까지 매매 거래를 완료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다주택자들로서는 보유세를 한번 더 납부하는 ‘버티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는 올해 연말 즈음에서야 집중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계약부터 중도금, 잔금까지 고려하면 넉넉하게 5~6개월을 잡기 때문에 1년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3년 5월을 앞두고 올해 11월~12월 즈음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는) 피크(peak)일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종부세도 냈고, 시간적 여유도 1년이 주어진 만큼 가격을 확 낮춰서 급매로 내놓을 가능성은 떨어져 보인다”고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새 정부 임기 시작후에 ‘1년 한시적 완화’ 대신 완전한 폐지 또는 유예기간이 연장될 가능성 역시 살아있기에 더더욱 매물 출회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점치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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