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혹만 10여개… 정호영, 17일 기자회견 ‘초미관심’
2022-04-17 12:03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40년 지기 친구로 알려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에게 제기된 자녀 의혹 및 과거 발언 논란 등에 대해 해명에 나선다. 정 후보자는 전날 ‘사퇴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은 윤 당선인이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이인수위에 ‘부적절’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자는 지난 10일 첫 지명 이후 논란의 차기 내각 인선 가운데 논란의 중심이었다. 정 후보자는 17일 오후 2시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논란과 의혹 등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정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크게 세묶음으로, 과거 특정 언론에 기고했던 글들 다수에서 ‘여성 비하·폄훼·조롱’하는 인식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또 재산 문제에선 부동산 보유가 과도하고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보유해 농지법 위반 의혹도 받고 있다.

특히 정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과정과 아들이 현역병 입영 대상이었다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신체검사 등급이 낮아진 것은 논란의 핵심으로 꼽힌다. 또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단 하루에 불과, 사실상 윤 당선인의 ‘지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장관 임사검증이 부실하게 이뤄졌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고 있는 상태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올라가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정 후보자는 과거 칼럼에서 “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 온 국민 중매쟁이 나서자”고 썼고, “출산하면 애국자, 암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기고도 도마에 올랐다. 정 후보자는 이 외에도 “女환자는 3m 청진기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롱했고 “여성의 손목에 실을 매 옆방에서 진맥을 했던 선조들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고 쓰기도 했다. 정 후보측은 “10년 전 글일 뿐이다”고 해명했다가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상처받은 분께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정 후보자는 “면접사진 ‘포샵’ 여자가 더 심하다”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는 해당 칼럼에서 “여자의 경우 미모든 아니든 사진과 실물이 다르다. 그래서 사진으로는 얼굴을 기억하기 힘들다”고 썼다. 정 후보자는 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을 정신질환자에 빗대어 표현하여 논란이 됐다. 정 후보자는 정신이 바르지 못한 사람을 가리키는 ‘금달래’라는 표현이 있다고 설명한 뒤, “언제부턴지 시내에 나가보면 금달래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스마트폰 이용자를 비판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재산 문제 역시 적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자료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구미시에 5250㎡(1558평) 규모의 논과 밭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농지법에 따르면 직접 경작치 않는 농지 보유는 법 위반이다. 정 후보자 측은 어쩔 수 없이 떠안은 문중의 땅이고, 농사는 친척에게 맡겼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일부 논을 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후보자는 모두 60억여원의 재산을 국회에 신고했는데 이 가운앤 아파트 2채와 꼬마빌딩 등 4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측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부분은 ‘아빠찬스’로 통칭되는 정 후보자 자녀의 경북대 편입 의혹이다. 정 후보자의 딸은 2016년, 아들은 2017년에 각각 경북대 의대에 특별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으로 재직했던 당시다. 특히 아들이 입학했던 2017년 전형에선 직전 해에는 없었던 ‘지역 전형’이 새롭게 생겨 아들 편입용 특혜가 주어졌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두 자녀 모두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고 자기기술서에 기재했으며 관련 내용은 서류전형 평가에 반영됐다. 정 후보자 딸의 구술평가에 3명의 심사위원은 정 후보자의 지인으로 알려졌는데 3명 모두 정 후보자 딸에게 구술평가 만점을 줬다. 당시 구술평가 만점자는 정 후보자 딸이 유일했다. 정 후보자 아들의 경우 경북대병원이 발급한 ‘척추협착’ 진단서로 병역 신체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낮아졌는데, 정 후보자의 아들은 경북대병원에서 휠체어 등을 미는 봉사를 했던 것으로 나타나 재차 논란이 일고 있다.

부실검증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위에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최초 의뢰된 시점은 지난 4월 8일이었고, 지명 발표는 10일에 이뤄졌다.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이 사실상 하루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수위의 인사검증 과정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정 후보자는 지난 2017년 새마을금고 이사장 직을 무단으로 겸직해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은 뒤 경고 처분을 받았고, 지난 2019년에는 비정규직 경력을 차별하지 말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이행치 않았던 전력도 가지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오늘 오후 2시 후보자가 자청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혹을 해명하겠다고 해서 저희도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다만 ‘부정의 팩트가 확실히 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윤 당선인이 말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의대 재학 시절부터 서울대 법대를 다니던 친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을 쌓기 시작한 40년 지기로 알려져 있는 상태다.


배현진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공동 기자회견장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hong@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