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구해요” 발등 불 떨어진 사장님…라이더는 “호황 끝”
2022-04-19 08:41


서울 시내 음식점 앞을 지나는 시민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일상 회복에 나선 자영업자들이 분주히 '알바 모시기'에 나섰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로 활황을 맛봤던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시장 축소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낮 서울 서대문구에서 민속주점을 운영하는 이상두(58) 씨는 저녁 장사 준비를 하던 중 "아르바이트생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씨는 "주말에는 새벽 5시까지, 평일에도 오전 2시까지는 장사를 해야 하는데, 여기저기 일손이 필요하니 구인난이 생겼다"며 "인건비도 비싸서 술집인데도 일찍부터 직접 나와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구로구에서 고깃집을 하는 이호철(33) 씨는 "원래 4∼5명 정도였던 직원을 코로나19 이후 2명으로 줄였다. 이제 손님이 늘어서 1∼2명을 더 뽑으려는데 구해지지 않는다"며 "채용 애플리케이션에도 공고를 올렸는데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했다.

이어 "주변 가게들도 다들 사람을 구하고 있다"며 "주로 외국인 직원을 구하는데 지금은 중국 봉쇄령 때문에 구인이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시민들이 음식점 광고판 앞을 지나가는 모습. [연합]

관악구에서 족발·보쌈 전문점을 22년간 운영했다는 박희춘(72) 씨도 "코로나19 전에 24시간 영업을 했는데, 지금은 직원이 구해지지 않아 24시간 영업 재개가 불가능하다"며 "다른 가게들도 사람을 구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취업 플랫폼 알바몬에는 서울 지역에서 홀 서빙 직원을 구한다는 공고만 이날 오후 5시까지만 600건 이상 올라오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직원 채용을 서둘렀다가 자칫 거리두기가 부활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영등포구에서 와인바, 스테이크 전문점 등 업장 3곳을 운영하는 인정현(31) 씨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직원 4명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건비는 당장 나가는 돈인데 매출 회복은 그보다 더뎌 좀 더 버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을 새로 구하는 것도 조금 두렵긴 하다"며 "알바 시급이 1만1천∼1만2천원 정도인데, 추가 고용했다가 다시 거리두기 제한이 생기면 정말 끝장"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의 한 배민라이더스 센터 앞에 배달용 스쿠터들이 세워져 있다. [연합]

코로나19로 급격히 시장 규모가 팽창했던 배달업계는 '막차가 떠났다'는 분위기다. 그간 재택근무와 원격 학습, 확진자 격리 등으로 수요가 폭발했지만, 이제 주말 식사나 야식 배달 정도로만 수요가 한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봄을 시작으로 여름, 가을까지 외출하기 좋은 계절이 이어지는 것도 시장 축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어 강사로 일하다 배달 라이더를 겸하기 시작했다는 이요한(35) 씨는 "콜(배달 주문) 수가 많이 줄어 라이더를 그만두려 한다"며 "배달 수수료가 오른 데다 방역 해제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확실히 줄어든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몇 건인지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콜이 끊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똥콜'(거리가 멀거나 배달을 꺼리는 지역의 주문)만 들어온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라이더인 유모(24) 씨는 "배달 플랫폼들이 수수료를 크게 올리면서 가게 사장들이 배달 대행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하다못해 똥콜도 30∼40분씩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장기간의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며 배달 문화가 완전히 자리 잡은 만큼 시장 규모가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엔데믹 여파로 배달 건수가 다소 감소할 수는 있지만 배달 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 경험, 배달 음식의 다양화, 배달 품질 향상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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