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물차 사각지대, 승용차의 2배…“우회전 사고 주의”
2022-04-22 08:35


차종별 사각지대 거리 측정 결과. [도로교통공단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대형 화물차의 우측 사각지대 거리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2배 가량 긴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부터 교차로 우회전 시 보호자 안전 의무가 강화되는 가운데, 구조적으로 사고 위험이 큰 대형 화물차들이 우회전 보행자 사고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도로교통공단이 차량 종류별로 전방, 좌·우측 사각지대 거리를 측정한 결과,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는 8.3m로 분석됐다. 이는 일반 승용차(4.2m)의 2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5m)의 1.7배, 소형 화물차(4m)의 2.1배 수준이다.

운전대가 왼쪽에 있는 국내 차량 특성상, 모든 차종에서 전방, 좌측에 비해 우측 사각지대가 길었다. 대형 화물차의 경우 좌측 사각지대가 1.6m로 우측(8.3m)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아 다른 차종보다 차이가 현저하게 컸다.

대형 화물차의 우측 사각지대가 특히 긴 이유로는 비교적 높은 운전석과 측면 창틀 높이가 꼽혔다. 측정에 사용된 대형 화물차의 운전자 눈높이는 약 2.5m, 측면 창틀 밑부분 높이는 2m로 타 차종에 비해 상당히 높았다.

이로 인해 보행자가 화물차의 앞이나 우측 옆 부분에 근접하면 보조미러를 확인하더라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공단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신장이 140㎝인 어린이가 대형 화물차 전방 1.6m, 우측 전방 2.4m 내에 위치할 경우 운전자가 보행자를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 시뮬레이션 결과. [도로교통공단 제공]

대형 화물차의 우측 사각지대로 인한 교통사고도 최근 잇따랐다. 지난해 8월 경북 경주시에서 덤프트럭이 우회전 중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를 보지 못하고 치어 사망하게 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 12월에는 인천시 부평구에서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이 어린이를 덮치는 유사한 사고가 일어났다.

최근 3년간(2018~2020년) 보행자가 사망한 우회전 교통사고 212건 가운데 가해차량이 화물차인 경우는 50건(23.6%)으로, 승용차 81건(38.2%) 다음으로 많았다.

이에 경찰청은 교차로 우회전 시 보행자 안전 확보 의무를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마련해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전방 차량 신호등이 적색일 때 우회전하는 경우 정지선,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서 정지한 후에 우회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승철 도로교통공단 안전본부장은 “대형 화물차는 차체가 높아 운전석에서 시야가 탁 트여 있다는 느낌을 받지만, 실제로는 승용차 등 차량에 비해 보이지 않는 영역이 더 많아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이드 미러 등을 확인하며 천천히 운행하고 전방과 우측 앞부분 사각지대 카메라 등을 장착하는 것도 사고예방에 효과적”이라고 당부했다.



spa@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