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첫 여성 국무장관 올브라이트 영면…바이든 "그가 곧 역사"
2022-04-28 08:09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전 영부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 장례 미사에서 고인이 안치된 관 옆에서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가 새로운 냉전시대의 공포를 목도할 때 미국은 생애를 걸쳐 권위주의를 경계했던 최초의 여성 국무장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을 떠나보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관계 인사와 조지아와 코소보 등 여러 외국 정상 등 국내외에서 14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미사가 열렸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지난달 23일 지병인 암으로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에서 고인의 우아함과 인간애, 지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가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의 역사가 미국의 역사”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없어서는 안 될 나라로서 미국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좋아했다”며 “그것은 이 나라에서 가능했던 모든 것에 대한 감사였고, 오직 미국만이 전 세계에서 열 수 있었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그의 믿음의 증거였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EPA]

바이든 대통령은 올브라이트 전 장관의 별세 소식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으로 향하던 에어포스원에서 접했다면서 “나토 동맹이 오늘날 이토록 강력한 이유는 바로 올브라이트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의 이름은 전 세계에서 선(善)을 위한 힘으로서의 미국과 동의어”라며 “20세기와 21세기에 올브라이트보다 더 위대한 자유에 대한 옹호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우리 모두를 미국인으로서 더욱 자랑스럽게 만들어준 진정으로 자랑스러운 미국인을 기린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모식 중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여성 최초로 미국 외교의 총책으로 발탁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앨 고어 전 부통령도 장례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올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장례식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AP]

클린턴 전 대통령은 “고인이 ‘정말로 중요한 유일한 것은 우리가 어떤 세계를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이냐다’라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고인이 임종을 얼마 남겨 두지 않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의 불명예스러운 유산을 공고히하는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점을 언급하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는 여전히 좋은 일을 하려고 서두르고 있었다”고 했다.

그 외에도 고인의 후임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 국무장관을 지낸 존 케리 대통령 기후특사 등도 자리했다.

현 정부 인사로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성턴DC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미사 참석자들이 모두 기립한 가운데 운구가 성당 통로로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정계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펠로시 의장은 고인을 “아메리칸 드림의 화신”이라고 했다.

조지아, 코소보 대통령은 물론 보스니아 외교장관, 체코 외교장관 및 상원의장 등 해외에서도 고위직들이 상당수 자리했다.

이날 장례식 참석자들은 워싱턴DC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음에도 최근 증가세에 따른 유족의 요청에 따라 마스크를 썼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1937년 체코 수도 프라하에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나치와 공산 정권을 피해 11세 때 미국으로 건너온 난민 출신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발탁된 데 이어 미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 자리에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국무장관 당시 미국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찾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기도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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