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플레 때문에…美성장률 6분기만에 역성장
2022-04-29 11:16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우크라이나 전쟁, 높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이 지속되자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율로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이렇게 집계됐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속보치인 만큼 향후 수정될 수 있지만, 예상보다 나쁜 수치여서 일각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은 6.9%였기에 급격한 반전인 셈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낸 성명에서 “지난 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기술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이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 투자, 고용 지표 모두 꾸준히 회복했다며 경제침체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 병목 현상은 더욱 악화했고, 높은 인플레이션까지 겹친 게 미국 경제를 옥죄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달 상품 무역 적자가 18% 가까이 급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GDP 성장률에 큰 타격을 입혔을 것이라며 성장률을 3.2%포인트 줄였다고 CNBC는 분석했다.

공급망 문제가 한창이던 지난해 말 쇼핑 대목을 맞아 재고를 불필요하게 늘린 미국 기업이 올해 재고 투자를 줄이면서 전체 GDP에서 0.8%포인트 이상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정부 지출 중 국방비 지출이 8.5% 감소해 이 또한 GDP 성장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도 있었다. 경제성장률의 주요 요인이 되는 소비지출은 1분기 연율 2.7% 증가해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다. 기업은 장비와 연구 개발에 더 많은 자금을 쏟아 기업 지출도 같은 기간 9.2% 증가했다.

특히 개인소비지출이 지난 분기 대비 5.2%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목표치였던 2%를 훨씬 웃돌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소비지출이 증가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구매자 실질최종판매도 연율 2.6% 증가했다.

다이앤 스웡크 회계법인 그랜트 손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 지출은 놀라울 정도로 회복했다”며 경기 침체가 아니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안 셰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소매업자가 재고를 늘리는 와중 소비재 수입이 급증해 무역이 타격을 입었다”며 “적절한 시기에 수입은 줄어들 것이며 이로 인해 2,3분기 GDP는 성장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봉쇄로 인해 공급망 차질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이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공포도 있다. 지난 26일 도이체방크는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전망을 내놨으며, 골드만삭스는 내년 경제가 침체할 확률이 35%라고 전망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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