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웨이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중국 상하이에서 살아있는 노인을 시신처럼 대해 장례식장에 보내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장례식장 직원의 확인이 없었다면 노인은 산 채로 화장될 뻔했다. 상하이 당국은 이 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묻기 위한 조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상하이의 한 복지관은 숨진 것으로 오인한 노인을 장례식장으로 보내기 위해 운구용 가방에 넣고 차량으로 이송하려다 노인이 살아있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했다고 베이징일보가 2일 보도했다.
이 노인은 현재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상에서 이같은 상황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되자 상하이 당국이 직접 나섰다. 상하이시 푸퉈구 민정국 국장은 당 기율 위반 혐의로 입건됐고, 일부 민정국 실무 관계자들은 면직 처분됐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전했다. 노인이 사망한 것으로 잘못 판정하는 데 관여한 담당 의사는 의사 면허가 취소됐다. 해당 복지시설도 행정 처분을 받을 예정이다.
[중국 웨이보]
도시 봉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는 이웃과 제도에 대한 불신이 강해졌다는 시민 논객의 글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상하이 시민 논객 뉴피밍밍(牛皮明明)은 지난 1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봉쇄 초기 상하이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이웃에 폐를 끼쳤다'고 사과하고 주민들은 '치료를 잘 받으라'고 격려하는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한 달이 지나자 서로 원망하고 사소한 일에도 욕설이 오간다. 전문가들과 언론에 대한 믿음은 의구심으로 변했다"고 했다.
닷새만 봉쇄한다는 당국 말을 믿었던 주민들이 뉴스 대신 꽉 채워진 냉장고를 믿게 됐다는 말이었다.
그는 "한 사람의 감염자만 나와도 아파트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심리적 공황에 빠졌다. 이웃을 해로운 존재로 여기게 됐다"며 "100년간 쌓아온 상하이의 신뢰와 안정감이 무너졌다"고 했다.
이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듯 모든 사람이 의심의 사슬에 갇혔다"며 "역사가 증명하는 것은 무너진 신뢰를 복구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글은 1일 한 때 웨이보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상을 과장했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경제 수도로 자부한 상하이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는 평도 상당했다.
한편 상하이는 사흘째 격리시설 밖에서는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유지했다며 코로나19가 진정세라고 2일 밝혔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