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대통령 집무실’ 근처 지하철 오체투지 시위…열차 20분 지연
2022-05-06 13:39


6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한성대역 방향 지하철 4호선 열차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 등을 촉구하며 지하철 시위 중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6일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으로 장소를 옮겨 시위를 벌였다. 취임이 임박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열차 운행이 20분간 지연됐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4호선 숙대입구역 방면 삼각지역 1-1 승강장에서 기어서 지하철에 탑승하는 ‘오체투지’ 시위와 삭발식을 진행했다. 전장연은 그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있는 종로구 통의동 인근 3호선 경복궁역에서 삭발식과 시위를 해왔으나, 이날 인수위가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새로 들어서는 국방부 청사 인근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으로 시위 장소를 옮겼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기획재정부가 장애인 권리예산을 2023년도 예산 가이드라인에 반영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추경호 기재부 장관 내정자가 예산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다시 출근길 지하철 투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열차 안에서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하라’ 등 문구가 적힌 깡통을 들고 바닥을 기었다.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 내내 박 상임공동대표는 마이크를 통해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장애인 권리 보장을 호소했다.

열차 안에서 그는 “장애인은 천민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다. 비장애인들은 모든 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하는 데 우리는 그럴 수 없는 것인가”라며 “지하철 행진으로 시간이 다소 지연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전장연이 삼각지역에서 한성대입구역으로, 다시 혜화역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20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삼각지역에서 한성대입구역으로 도착하는 과정에서 열차 지연이 11분, 한성대입구역에서 혜화역으로 도착하는 과정에서 9분 정도 열차가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전장연은 이날부터 매일 오전 4호선 삼각지역~한성대입구역~혜화역 구간에서 오체투지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전장연은 지난달 22일 제28차 시위를 마지막으로 출근길 시위는 잠정 중단했다며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온 오체투지 행진과는 다르다는 점을 연일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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