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첫날 이재용 마지막날 정의선…尹대통령, 10시간 경제안보 ‘동행’
2022-05-20 10:3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일 순방을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일 한국, 22∼24일 일본을 순차적으로 방문한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이며,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외교 데뷔전이다. 21일 개최되는 한미정상회담은 역대 73번째 양자 회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오후 대통령 전용 공군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 46시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한다. 이 중에서 윤 대통령과는 최소 10시간을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된다.바이든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찾았던 비무장지대(DMZ) 방문이 아닌 삼성, 현대차와의 행사를 별도로 챙기면서 ‘경제안보’ 행보에 나선다.

외교 소식통은 “80세 고령의 바이든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으로, 백악관에서 시차 문제 등 바이든 대통령의 컨디션 관리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이 대부분 정오를 전후로 시작하는 이유다.

▶첫째날 ‘경제안보’…바이든·윤석열·이재용 한자리에=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삼성 반도체 평택캠퍼스 시찰이다. 윤 대통령이 동행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양 정상의 영접부터 안내 가이드까지 담당한다. 한미 정상이 함께 삼성 공장을 찾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양 정상은 이곳에서 함께 첫 메시지를 발표하며, 이 부회장도 환영사를 준비하고 있다. 경제안보 분야 중 핵심인 글로벌 공급망 협력을 상징하는 일정으로, 양 정상은 반도체 기술 협력으로 시장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둘째날 ‘정상회담’…북핵·경제안보·글로벌 이슈=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낮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이틀차 일정을 시작한다. 오전에는 대통령실과 백악관이 내부 오찬 회의를 통해 정상회담과 관련막판 조율 작업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 직전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 군악대의 환영 퍼레이드 속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다. 방명록 서명, 기념촬영 후 양 정상은 5층 집무실에서 소인수 정상회담, 친교 시간, 확대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지하 1층 강당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목표는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 강화로, 기존의 대북 억제력에 집중된 군사안보를 넘어 경제안보 동맹에서 기술 동맹으로의 확장을 공식화하는 데 있다. 세부 핵심 의제는 한반도·경제안보·역내 및 글로벌 이슈 협력이다. 한반도 문제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 실효적인 한미 확장 억제력 강화를 논의한다. 경제안보와 관련 최대 관심사는 윤 대통령이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견제 협력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바이든 대통령과 공식 발표하는 모습이다. 이외에 친환경 녹색기술 협력 문제, 인공지능(AI), 양자기술, 우주개발 등이 테이블에 오른다. 특히 해외 원전시장 공동진출을 위한 협력 확대 방침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오후 7시부터 예정된 윤 대통령 주재 공식만찬에는 10대그룹 총수를 포함, 우리측에서 50명과 미국측 수행원 30명 등 80명이 참석한다.

▶셋째날 ‘경제+안보’…정의선 만남·공군기지 방문=바이든 대통령은 마지막 날인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 CEO와 서울에서 만나 중요한 미국 투자에 감사의 뜻을 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7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장 건립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들을 격려한 후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 오후 3시 두 번째 순방국인 일본으로 향한다.

▶외교 신인과 베테랑의 호흡·中 견제 ‘관건’=윤 대통령은 정치를 시작한 지 11개월 만에 정상 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상대는 50년 경력의 백전노장, 바이든 대통령이다. 윤 대통령은 62세, 바이든 대통령은 80세로 18년의 나이차가 있다. 성격도 직설적인 윤 대통령에 비해 바이든 대통령은 온화한 성격으로 상반된다는 평가다. 법조인 출신의 대통령인 점과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은 공통사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기술 협력으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전선을 구축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향후 한중 관계도 변화가 올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20일 취재진과 만나 “제로섬(zero-sum)으로 볼 필요 없다”며 “중국과도 경제 관계를 잘해가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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