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패배 책임론 ‘쓰나미’…‘리더십 부재’서 당권 향방은
2022-06-02 10:56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배두헌·이세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통령선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연달아 패배하며 책임론을 둘러싼 당 내홍이 불가피해졌다. 대선 패배 이후 당 쇄신보다 검찰개혁 등 새정부에 대립각을 세우는 방식으로 지지를 호소한 전략이 실패했다는 분석과 함께, 당내 성추행·지도부 균열 등 ‘자중지란’이 결정적 패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대선 패배 직후 꾸려진 당 비상대책위원회 조기 해체, 지도부 총사퇴까지 거론된다. 당초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가 당겨질 가능성도 높다. 원내 입성에 성공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은 당분간 지선 참패 책임론과 당권 도전 명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시행된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경기·광주·전북·전남·제주 등 5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가운데서도 인천 계양을과 제주 제주을 2곳만 의석을 가져왔다. 두차례의 참패로 대권과 지방권력을 잃은 민주당에게는 이제 과반 이상 의석의 입법권력만 손에 남은 상황이 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선에서 역대 최소 득표율차인 0.73%포인트차 패배가 당의 즉각적 쇄신을 막은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쪽 민심을 확인한 민주당은 곧바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추진했고, 특히 민형배 의원 탈당 및 법제사법위원회 사보임 등 무리한 밀어붙이기가 중도층 표심을 잃은 데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인 당내 성비위 문제가 불거지며 일부 지지층이 등을 돌렸고, 막판에는 586(50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 용퇴 등 쇄신안을 두고 당내 ‘투톱’인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내홍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완전히 화합되지 않은 채로 선거를 치렀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소감을 밝힌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

이제 시선은 패배 수습과 당 쇄신을 위한 차기 지도부 구성에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뛴 지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본지에 “(이 위원장의) 지지층이 부르는 정도와 강도만으로는 (당권 도전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당원 판단에 달린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치열했던 경쟁 끝에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경기지사에 당선되면서 이 위원장 운신의 폭은 다소 넓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패배 책임론에 대한 쓰나미가 밀려올 것”이라며 “그러나 지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대안이 없다면 ‘이재명 쏠림’이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그동안 개혁이라고 주장했던 것들에 대해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당권은 2년 후에 치러질 다음 총선 공천권한을 쥐게되는 만큼 당내 파워게임이 거세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박지현 위원장이 쇄신안의 일환으로 “팬덤정치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이를 두고 급진 초선의원들과 온건 성향의 중진 이상 의원들 사이 갈등이 표면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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