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ShanghaiEye魔都眼'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이 남태평양 섬나라들과 추진 중인 협력 확대에 군사적 목적이 없다며 연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섬나라들에 중국 경찰을 파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안보 관련 협력 시도가 불발되자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강조하며 단계적 접근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4일 밤 태평양 섬나라를 순방 중인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날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서 샤나나 구스망 초대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왕이 부장은 회담에서 “여러분의 발전과 진흥을 가속하는 것은 우리의 국제적 책임”이라고 전제한 뒤 “중국은 세력권을 도모할 뜻이 없고 어떠한 지정학적 쟁탈에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국가를 평등하게 대하는 것은 우리의 외교 전통이고,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며 “어떤 국가는 자기 생각으로 남을 평가하고 오판하며 심지어 중국을 먹칠한다”고 중국의 세력 확대를 경계하는 서방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왕이 부장은 전날에도 파푸아뉴기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솔로몬제도 안보 협정에 대해 “국제법과 국제교류 관례에 완전히 부합한다”며 “안보 협정은 쌍방의 요구와 수요에 입각해 평등한 협상을 거쳐 도달한 것으로, 솔로몬제도의 사회 안정을 유지하고 협조하는 게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과 호주 등 서방은 이 협정을 중국의 남태평양 군사 거점 확보 시도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왕이 부장은 지난 2일 미크로네시아 외교부 장관과의 화상 회담에서도 “우리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경제 발전이고, 중요한 것은 민생 개선”이라며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에서 하려는 것은 도로와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지, 군사적 존재감을 높이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미크로네시아는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과 맺으려던 경제·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나라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피지에서 열린 중국·태평양 섬나라 외교장관 회의에서 태평양 10개국과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의 ‘포괄적 개발 비전’을 논의하고 이에 관한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었다.

포괄적 개발 비전 초안에는 현지 경찰 훈련을 위한 중국 경찰 파견 등 안보 관련 협력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협정은 미국과 호주의 견제 속에 미크로네시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