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규의 작살]혈세 2억, 김철수 속초시장이 내라
2022-06-20 09:49


영랑호 부교 설치전 공사준비 모습.

[헤럴드경제(속초)=박정규 기자]#1. 시진핑은 3년 군복무를 마치고 82년 4월, 최초로 공직에 입문 한 곳이 정딩현이다. 당시 28세였던 시진핑 주석은 낯선 농촌 정딩현 부서기로 부임한 이후 85년 여름 복건성 하문시 부시장으로 영전하기까지 약 3년여간 이곳 정딩현 현장에서 '청운의 꿈'을 키워 나갔다. 시진핑은 과감한 개혁, 지역여건에 맞는 향토기업 육성, 농축산업 및 임산업육성을 통한 주민 소득증대 사업을 아주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기상으로 밀어 부쳤다.하북성의 '농촌건설 육성 모델'로 선정되는 등 낙후된 농촌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허베이(河北)일보는 시 주석이 정딩현 근무 때 선견지명을 갖고 중국 고전 소설 홍루몽(紅樓夢)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을 개발해 도시 주민들이 찾아오도록 유구한 문화 유적지와 자연생태가 결합된 관광산업을 조성해 그는 ‘관광의 신’이 됐다. 그는 도시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양식을 심어야 경제성이 있는지, 적시에 어떻게 도시에 판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늘 사전 조사를 실시했다. 인민일보도 1984년 6월 17일 자에서 '정딩현의 비약적인 경제'라는 제목으로 시진핑 동지가 부임 이후 모든 경제지표를 200% 신장시켰다고 서술했다. '오동나무를 심으면 봉황이 나타난다'라는 이념하에 현지 농민 기업가 양성과 우수한 인재 개발 노력 등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보도했다.시 주석은 사석에서 오늘 이처럼 강건한 정신과 신체는 과거 정딩현 시절 매일 현장을 누비기 위하여 매일같이 약 30㎞ 이상 자전거를 타면서 젊은 시절 단련되었다고 회고했다.

#2. 지자체장의 새로운 도시 발전 방향에 대한 고뇌는 사실 무겁다. 성공할 지 실패할지도 모른 상황에서 늘 결정을 내려야한다. 하지만 성공하면 시진핑처럼 일약 스타가 된다. 양기대 국회의원(전 광명시장)은 새우젓보관 폐광 동굴을 광명동굴로 만들어 기적을 만들었다.국회의원 당선은 당연했다. 염태영 전 3선 수원시장은 12년동안 수원을 세계속의 환경도시로 만들고, 특례시 잭팟을 떠트렸다. 이재명 의원(전 성남시장)은 무상복지시리즈로 대권 도전 지름길을 확보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무상교통과 자원봉사 신개념을 도입했다.

#3. 속초 인구는 8만3000명이다. 관광객은 연간 1800만명이다. 채용생-이병선-김철수 속초시장 라인을 거치면서 수많은 아파트가 건설됐지만 인구는 크게 늘지않는다. 베드타운도 아니고 세컨하우스 도시가 속초다. 휴양지 기능도 반쪽이다. “속초에 자주왔는데 이젠 볼 것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이들은 고성으로 관광지를 택하고있다. 지난해 고성은 역대 최다 관광객이 몰렸다. 수십년전 허름한 어촌 마을은 온데간데없고 속초는 빌딩 숲으로 변모하고 있다. 채용생 전 시장때부터 진행된 건설붐은 해운대를 흉내내고 있지만 출발부터 잘못됐다. 해운대와 속초는 해안지형이 다르고 해안면적도 다르고, 스카이라인조차 다르다. 이병선 당선인 인수위 전원이 김철수 시장 추진 업적을 들여다봤다. 18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애초부터 불가능한 지하화용역에 (김철수 시장이)결국 시민혈세 2억원만 낭비했다”고 했다. 2억원들여 실시한 동서고속철 역사 지화하 용역결과 사실상 불가능으로 나왔다고 했다. 당시 강정호 시의원(강원도의원)은 극렬하게 반대했다. 지하화논란은 영랑호 부교설치처럼 속초민들에게 찬반 양론이 가열되면서 여론이 두쪽이 됐다. 찬반이 비슷하면 부결로 봐야한다는 것이 서철모 화성시장의 어록이 생각난다. 이걸 김철수 시장이 용역을 줬다. 지하화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것이 기본이고 공사기간도 엄청 늘어난다. 찬반양론이 비슷할때 시장은 신중해야한다. 용역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현실적 개선안이 더 중요하다. 이걸 못하면 아무나 시장을 할 수 있다. 김철수 속초시장에게 시민의 한사람으로 2억 구상권을 청구하고 싶을 정도다. 이날 인수위는 칼을 들이댈 곳을 빠짐없이 찾아갔다. 동서고속철 역사 예정부지, 속초해변(대관람차, 케이블카), 청년몰, 영랑호 부교 등 10군데다. 상당수가 잡음과 논란이 많았던 곳이다.

#4.속초에 4~5년여동안 취재하면서 느낀 점은 공무원들이 수도권 지자체보다 수동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공용도로를 호텔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전봇대 2개에 나무 박스를 둘러싸고 상업용 전광판을 달고 호객행위를 한다. 공영주차장 들어가는 좁은 입구는 금·토요일 한 업소의 주차장으로 전용돼 좁은 진입로에 주차차량과 싸움질이 한창이다. 주말에 태풍피해로 문짝이 날아갔다고 신고해도 알아서 해결하라고 한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은 공무원 단속이 뜸하다. 이걸 바꿔야한다. 주말(금,토요일) 단속이 더 강해야한다. 한전사고로 대형산불이 난 곳인데도 전봇대 전광판 설치가 말이 될까. 이런 상황이 수십년간 이어졌다. 불 나면 누구 책임질까. 한전일까 속초시일까. 아직 단속한번 없다. 동명항 입구부터 동명항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은 대부분 도로로 걸어 다닌다. 수백대 차량을 피하면서 다니는 보행길이 도로라면 이해불가다. 인도는 수산물 판매장이 점령해 공간이 없다.그런데도 행정대집행은 수십년간 소식한번 없다. 그냥 벌금내면 ‘천년만년’ 할 수 있는 곳이다. 상인들은 별 걱정도 안한다. 이재명 같았으면 벌써 이런 불법은 사라졌다.공정하지않기 때문이다. 불법계곡도 철거하는데 안전을 위협하는 인도불법점용은 그에겐 한 칼이다. 시장 눈치보는 공무원도 상당수다. 물론 시장 눈치를 봐야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능동행정은 아예 없고 수동적으로, 관행적으로 움직이는 법이다. 소통문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영랑호 부교는 겨울이 되면 공공근로자가 새벽부터 나와 부교 밑바닥 얼어붙은 물기를 매일 닦는다. 물결이 거세지면 문을 닫는다. 넘어지면 대형사고다.부교 높이가 왜 이리 낮은지 시민들은 궁금할뿐이다. 공사가 잘못 됐는지, 부교밑이 왜 낮게 설치돼야하는지 홍보도 부족하다. 기자가 공무원들이 많이 모인자리에서 시책을 공론화하 취재하려하면 모두 고개를 돌인다. 사실 5년동안 속초시를 출입하면서 소신있는 공무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모두 시장눈치를 본다. 독재도 사라진 요즘 세상에 이상한 속초시다. 영랑호 부교설치전 배를 타고 김철수 시장과 함께 현장에 뱃놀이를 한 일부 기자들은 친(親) 김철수 시장 기자라는 평도 나온다. 김철수 시장은 “기자들이 영랑호 부교에 우호적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비판적인 언론사는 기자회견 일정조차 통보받지못한다. 이러면 언로가 막힌다. 김철수 속초시장은 코로나 19가 한창일때도 마스크를 쓰지않고 회의를 진행했다. 정작 자신은 마스크를 쓰지않는 사진을 올리고 바로 옆에는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하는 이상한 홍보전도 등장한다. 기사를 썼더니 반(反)김철수 기자로 바로 낙인찍혔다. 공보실은 왜 존재하는지 의문이다. 공보시스템은 반드시 손봐야한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속초에서는 이런게 통용된다. 반성은 커녕 보복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개탄스러운 노릇이다. 도시에서는 난리날 일이 이 곳에선 아무렇지 않게 일어난다. 이렇게 시정을 운영하려면 민선이 필요없다. 돌아가면서 누구든 속초시장을 하면 된다. 공무원은 시장 친위대가 아니다.

#.이병선 당선인은 이젠 재선시장이다. 7월1일 재선을 시작한다. 그는 속초 발전을 위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할 책임이 있다. 김철수 시장 재직때 불거졌던 사건을 의혹에 불과한건지, 사실인지를 조사해야 할 책임이있다. 시민혈세가 투입됐기 때문이다. 역사를 바로잡아야한다. 감사원과 사법당국을 통해 김철수 시장의 전임 업적의 끓이지않는 잡음을 모두 밝혀내야야한다. 이중 청년몰과 영랑호 부교, 대관람차는 반드시 의혹을 풀어내야한다. 이젠 사라지는 추세인 언론사 계도지를 근절하고, 시민복지 예산으로 돌려야한다. 그렇지않으면 속초는 발전의 탈을 쓴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용기있고 소신있게 능동행정을 펼친 공무원에겐 상을 줘야한다. 속초는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니라 우리가 보존해야 할 인류 지혜 산물이다. 공무원들이 더 발품을 팔고 소신을 가져야한다. 속초시 주인은 공무원도, 시장도 아닌 시민이다. 공복인 공무원은 시민들의 머슴이다.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이병선 당선인 인수위 현장답사.



fob14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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