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9% “사임해야”...‘인사 거짓말 논란’ 英 존슨, 또 불신임 위기
2022-07-06 11:27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런던 총리 관저에서 개최한 내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존슨 총리의 발언을 리시 수낙(오른쪽) 재무장관이 듣고 있다. 수낙 총리는 이날 사표를 던졌다. [AP]

불과 한 달 전 ‘파티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할 위기에서 겨우 살아 돌아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번엔 인사 문제와 거짓말 논란에 휩싸여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이했다.

5일(현지시간) BBC 방송,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존슨 내각의 ‘2인자’ 역할을 하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이날 사표를 던졌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정책을 총괄하던 사지드 자비드 보건장관도 수낙 장관과 행보를 함께했다.

특히, 자비드 장관은 퇴진 의사를 밝히면서 “존슨 총리를 신뢰할 수 없고, 그 아래에서 일하면 양심을 지킬 수 없다”는 원색적인 비판을 하기도 했다.

내각에서 이들보다 낮은 급의 직책을 맡은 보수당 의원들도 잇따라 사의를 밝히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것은 존슨 총리가 크리스토퍼 핀처 하원의원의 과거 성 비위 사실을 알면서도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을 강행했다는 ‘인사 참사’ 논란 때문이다.

핀처 의원은 지난달 30일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더듬어 만진 혐의로 원내부총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런 가운데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 비위를 저질렀는데 존슨 총리가 이를 알면서도 올해 2월 원내부총무로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존슨 총리가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상황이 불리해지자 의혹을 알고 있었다며 말을 바꾼 총리실의 ‘오락가락’ 대응이 존슨 총리를 향한 ‘거짓말’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궁지에 몰린 존슨 총리가 이날 “성 비위 사안을 알고 있었으며, 2019년네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을 나쁜 실수”라며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보수당에선 신임투표 후 1년 유예기간 규정을 변경해 다시 존슨 총리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초 보수당 신임투표를 어렵게 통과해서 겨우 자리를 보전했다.

민심 역시 존슨 총리를 떠난 상황이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9%는 존슨 총리가 즉시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달 9일 조사 결과에 비해 11% 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총선에서 보수당에 표를 준 유권자 사이에서도 과반수(54%)가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쉽게 물러날 스타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존슨 총리가 상황이나 정부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다 본인의 앞날 역시 모르는 상태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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