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들의 외화 자금조달 관리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과 시사점' 세미나에서 금융기관들의 외화 크레딧 라인 확보를 장려하는 한편, 장기적인 안목에서 금융회사의 외화자산 및 부채를 관리하는 외화 순안정자금조달비율(Net Stable Funding Ratio; NSFR)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는 국내 금융회사로 하여금 향후 1개월간에 예상되는 순외화 유출에 상응하는 고유동성 외화자산을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 NSFR은 금융회사로 하여금 1년 내 유출이 예상되는 외화자금을 장기의 안정적인 자금조달수단으로 확보할 것을 요구한다.
김 연구위원은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장기화 될 경우 100% 이상의 외화 LCR을 유지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외화유동성 위험 대응에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가파른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효과는 에너지 및 식료품 관련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 가구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별적 재정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재인용
한편 김 연구위원의 모형 충격반응함수 분석에 따르면 연준이 올 연말까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3.75%포인트까지 인상할 경우 한국의 GDP는 연간 약 0.7% 감소한다.
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상승률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약 8.4%다.
만약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져 연준이 올해 연말 기준금리 상단을 4.75%까지 끌어올리고,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면 GDP 감소 폭은 1.2%까지 커지고 환율은 최대 24%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으로,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김 연구위원은 "인플레이션과 유동성 위축 장기화 등에 대비해 우리 금융 시스템의 복원력을 점검하고, 유사시 긴급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을 재개할 수 있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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