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총성 후 3초간, 아베는 아무런 엄호 받지 못했다
2022-07-10 10:55


지난 8일 피습 직전 나라시에서 선거 지원 연설 중인 아베 신조 전 총리 [AP]

[헤럴드경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두 발의 총격을 받고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일본 경찰 내부에서도 경호 경비 실패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NHK 등 일본 현지 언론들은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가 선거 유세 중 피습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 내부에서도 허술한 경비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전직 해상자위대원 출신인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는 당시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 등 뒤 7∼8m 떨어진 거리까지 걸어가 자신이 직접 만든 사제 총으로 두 발을 쏴 아베를 살해했다. 야마가미는 당시 경찰관의 제지를 전혀 받지 않고 아베에게 접근해 총을 두 발이나 쏜 것이다.

야마가미가 첫 발을 쏜 뒤 아베 전 총리는 놀란 듯 총소리가 나는 자신의 등 뒤를 돌아봤으나 약 3초 뒤 발사된 두 번째 총탄에 쓰러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사 사이 3초간 경찰관들이 아무런 조치를 못 한 것을 두고 경비에 구멍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현장 동영상을 보면 첫 총성이 울린 뒤에도 아베를 보호하기 위해 나서는 경찰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일본 경찰 특수급습부대(SAT)에 근무했던 한 경호 전문가는 "문제가 되는 것은 두 번째 총격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경호를 맡은 경찰관은 문제가 생겼다고 느끼면 경호 대상자에게 달려가 머리를 숙이게 한 뒤 현장에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이 철칙인데 사건 당시 아베가 총에 맞아 쓰러질 때까지 그의 곁에서 경찰관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요인 경호에 정통한 한 경찰간부도 산케이신문에 "첫 총격 직후 경호 담당자는 아베 전 총리를 엄호하고 곧바로 현장에서 그를 대피시켜야 했다"고 지적하고 두번째 발사까지 3초 가까이 시간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최악의 사태를 막지 못한 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경비 관계자들은 또 총격 발생 전 제지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용의자가 아베 전 총리에게 접근한 단계에서 대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거리 유세는 후보자나 연설자가 악수를 하거나 사진 촬영에 응하기 때문에 청중과의 거리가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후보자 측이 표를 의식하고 '부드러운 경호'를 요구해와 경비 경호가 다른 상황보다 더 어려움이 따르기도 한다.

한편 아베 전 총리의 나라시 유세 경비 총책임자인 나라현 경찰본부의 오니즈카 도모아키 본부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에 대한 경호, 경비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경비 실패를 인정했다.

그는 기자회견 도중 "27년 경찰관 인생에서 가장 큰 회한이다. 매우 한스럽다. 책임의 무게를 통감하고 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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