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덩샤오핑급 ‘상왕’ 노린다…“올가을 ‘인민영수’ 칭호 얻을 것”
2022-07-12 14:07


[홍콩 밍바오 캡처]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가을 제20차 당대회(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직 연임을 확정지으며 '인민영수' 칭호를 얻게 될 것이라고 홍콩 유력지인 밍바오(明報)가 12일 보도했다.

이는 권력을 후계자에게 넘기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로도 사망 때까지 막후에서 사실상의 최종 결정권자 역할을 했던 덩샤오핑(1904∼1997)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밍바오는 분석했다.

밍바오는 복수의 베이징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현재 보유한 '당의 핵심' '군대 총사령관'에 이어 '인민영수' 칭호를 얻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뒷받침할 선전문구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정당, 한 명의 영수가 지극히 중요하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밍바오 취재에 응한 중국 정치학자 천다오인은 '핵심'이나 '영수'는 '무관의 왕'과 유사하다면서 "장래 국가주석과 총서기를 맡지 않아도 영수와 핵심으로서 그가 살아 있는 한 영향력은 첫째일 것이며 이는 일종의 무형의 권위"라고 분석했다.

현재 선전 부문에서는 '인민영수가 인민을 사랑하고 인민은 인민영수를 사랑한다' '당의 핵심, 인민영수, 군대 총사령관' 등 구호를 이미 점진적으로 전파하고 있다고 밍바오는 전했다.

다만 시 주석이 10월에 예정된 제20차 당대회에서 업무보고를 할 때 '인민영수'라는 표현이 바로 등장하진 않을 수 있다고 밍바오는 전망했다.

중국 공산당 선전 계통에 정통한 한 인사는 시 주석의 업무보고 내용을 학습하는 단계에서 당국은 '인민영수' 칭호를 강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영수'에 대한 표준 초상화를 만드는 일도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우선 당국의 묵인하에 민간에서 유행시키는 방식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며, 초상화 밑에는 '신시대의 인민영수 시진핑 주석'이라는 문구가 들어갈 것이라고 선전 계통 인사는 전망했다.

과거 '핵심'이라는 칭호를 만든 덩샤오핑도 국가주석과 당 총서기 등을 맡지 않으면서 평당원 신분으로 사실상 최고 권력자 역할을 하는 선례를 만들었다.

실제 올해 열린 지역별 당대회에서 산시(山西), 허난, 광시, 구이저우 등 4곳의 업무보고서 제목에 시 주석의 이름 대신 '영수의 당부를 명심하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 역사상 마오쩌둥(1893∼1976)이 '위대한 영수'의 칭호를 얻었고, 마오 사망 후 국가주석직을 이어받은 화궈펑(1921∼2008)도 한 차례 공식적으로 '영명한 영수'로 불린 적이 있지만 그 호칭을 누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고 밍바오는 전했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당 총서기가 된 시 주석은 올해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럴 경우 전임자인 후진타오 전 주석과 장쩌민 전 주석 시대에 정착한 '10년 집권'을 넘어서는 장기 집권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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