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이 드라마’ 인기에 편승…홀로코스트 지운 관광상품 뭇매
2022-07-13 15:08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가 일부 장면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는 나치의 인권 유린이 벌어진 북유럽의 한 교도소가 드라마 방영 이후 ‘드라마 관광상품’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장면은 최근 공개된 기묘한 이야기 시즌4에 나온다. 소련군이 마을 경찰서장 호퍼를 외딴 굴라그(옛 소련의 강제노동 수용소)에 가두고 구타하는 장면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장면 가운데 일부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있는 루키스케스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빌뉴스 관광 당국이 '기묘한 이야기' 세트처럼 꾸민 루키스케스 교도소. [GoVilnius]

이 교도소는 과거 나치 독일과 소련의 비밀경찰이 유대인과 폴란드 빨치산 등 전체주의 정권의 적을 구금한 시설이다. 2019년 폐쇄된 뒤 현재는 콘서트와 행사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의 인기와 함께 촬영지가 주목받자 빌뉴스 관광 당국은 감방 하나를 아예 드라마 세트처럼 꾸몄다. 하룻밤 대여비는 107유로(약 14만원)이다.

이같은 관광 상품이 알려진 뒤 "홀로코스트 피해자 지우기"라며 반발한 곳은 유대인과 집시 단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유대인과 집시, 정치범을 납치하고 고문해 악명 높은 교도소를 수익 사업에 이용하지 말라는 요구다. 해당 온라인 청원에는 5만7000명이 서명했다. 해당 청원은 넷플릭스의 사과를 요구하며 시즌4 수익을 리투아니아의 유대인과 집시를 위한 배상금으로 쓰라고 주장하고 있다.

계속된 비판에 시는 교도소 숙박 사업을 중단했다. 해당 교도소는 실제 유대인을 처형한 장소가 아니며, 1941년 9월 이후 유대인 다수를 교도소가 아닌 게토(유대인 거주 지역)로 이주했다고도 밝혔다.

2016년 처음 방영한 '기묘한 이야기'는 미국 시골 마을의 소년 4명이 동네에 있는 정부 비밀 연구소를 통해 다른 차원에서 온 괴생명체에 맞서는 줄거리로 큰 인기를 끌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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