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항로 안전보장협상 타결...글로벌 식량난 ‘숨통’ 트이나
2022-07-22 11:13


지난 13일 협상을 위해 이스탄불에 모인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 유엔 협상 대표단. [AFP]

흑해 항로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수출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튀르키예, 그리고 유엔 간 협상이 타결되며 식량 공급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대통령실은 22일 이스탄불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협상 대표단이 모여 합의문 서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명식에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협정 타결로 약 1800만톤의 밀과 옥수수 등이 흑해를 통해 수출될 전망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는 약 2000만톤의 곡물이 선적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에 따르면 합의문에는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곡물 운송선이 이동할 때 러시아군이 공격을 중단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운송선이 오데사항 기뢰 부설 해역을 통과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 함정이 항로를 인도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측이 우려하는 무기 밀반입·반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튀르키예가 수출입 선박을 검사하기로 했다.

아울러 튀르키예가 원활한 곡물 수출을 위해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과 지난 14일 합의한 흑해 항로의 안전보장 조정센터 설립과 곡물 수출입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 대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조정센터는 이스탄불에 설립될 계획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서방 측의 한 관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이번 협상에서 기뢰제거 방법과 화물선의 안전한 항행 경로에 대한 협상단 간 의견 차이가 상당했다고 밝혔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우리는 치열한 막후 대화를 나누며 24시간 일했다”며 “협상 타결로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식량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부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일 이스탄불에서 식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딜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도 22일 회담 재개 끝에 합의문 서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타라스 비소츠키 우크라이나 경제개발무역농림부 차관은 우크라이나가 신속하게 곡물 수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오데사 항구의 기반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안전만 보장되면 몇 주 안으로 수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협상 타결과 관련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란 테헤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을 만나 곡물 수출 협상이 진전을 이뤘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미국은 합의문 서명 소식에 “환영한다”며 러시아가 합의문에 명시돼 있는 세부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애초에 이런 상황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며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식량을 무기화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혜정 기자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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