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수일 내 러 외무장관과 회담”
2022-07-28 08:16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수일 안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 외교수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대화가 끊긴 상태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상대국에 구금된 자국민의 석방이 될 거라고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AP·타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수 일 안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할 예정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월 24일)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외교수장이 대화하는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두 사람의 주된 논의 안건은 마약 밀수 혐의로 지난 2월 러시아에 억류돼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스타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 등 미국인 석방과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 등이 꼽힌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전화로 회담할 계획을 공개하고, 그라이너와 간첩 혐의로 2020년 유죄판결을 받은 전 해병대원 폴 휠런의 석방을 위해 러시아 측에 실질적인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사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CNN은 미 정부가 그라이너·휠런과 러시아 무기밀매상 빅토르 부트를 맞교환하는 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죽음의 상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부트는 미국에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러시아는 오랫동안 그의 석방을 모색해왔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제안에 밀접하게 관여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인과 부트의 맞교환 협상에 대한 질문에 언급을 거부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구금된 미국인을 석방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용의가 있다”고 했다.

그라이너와 휠런의 가족은 바이든 행정부가 석방을 보장할 수 없는 명백한 무능함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해 정권 차원의 부담을 느낀 걸로 풀이된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4월에도 몇 달간 협상 끝에 상대국에 수감 중이던 미국인 트레버 리드와 러시아인 콘스탄틴 야로셴코의 맞교환에 합의한 바 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 통화에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할 거라고 말했다.

그는 라브로프 장관이 최근 ‘러시아의 목표가 돈바스 지역을 넘어 확장했다’고 말하고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를 공식 언급한 걸 거론, “이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독립국가가 아니라 러시아에 속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확신”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반격 노력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다음 움직임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가짜 주민투표를 하는 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오는 9월 점렴지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밖에 러시아·우크라이나·튀르키예(터키)·유엔 간 곡물 수출 합의를 언급, 라브로프 장관에게 러시아가 흑해 봉쇄를 완화하고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한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으려고 막판까지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서신 교환은 물론이고 다자 형식으로 대면 접촉했다. 블링컨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2월 15일 회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우크라이 전쟁 이틀 전인 2월 22일 러시아가 외교를 명확히 거부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미·러 외무장관을 회담을 전격 취소했고, 이후 두 사람의 대화는 끊겼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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