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사진)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이 최근 단행된 금감원 부원장 인사에서도 홀로 자리를 지키면서 주목받고 있다. 금융소비자보호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키겠다는 김 처장 본인의 소신과 당국의 안배가 작용했다는 평이다.
김 처장은 지난달 25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금감원 임원 인사에서 부원장 4명 중 유일하게 유임했다.
2020년 3월 금소처 조직과 기능이 강화된 직후 임명돼 2년6개월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그 사이 금감원은 윤석헌-정은보-이복현으로 수장이 두 번 바뀌었지만 자리를 지켰다. 현재로서는 법에 정해진 3년 임기를 채우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금감원 부원장이 임기를 다 채우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인사제청권한을 가진 금감원장부터 임기를 못채우고 자주 교체되는데, 원장이 바뀌면 임원진도 원장의 경영 철학을 이해하고 손발을 맞출 수 있는 이들로 물갈이되기 때문이다. 정은보 원장 때도 임원 일괄 사표를 요구했다가 갈등이 일기도 했다. 내부 인사적체가 심각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잦은 교체가 이뤄지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김 처장이 유임한 배경에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 독립에 대한 김 처장 본인의 소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김 처장은 금융소비자보호기구가 금융감독기구와 분리·독립해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도 금소처는 처장을 외부 인사로 임명하는 등 일정 부분의 독립성을 보장받고 있지만, 감독기구 산하에 있다는 한계 때문에 검사·제재에 소비자 보호가 종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처장은 “남은 임기 동안 사모펀드 사태 분쟁조정을 마무리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대 사모펀드(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이탈리아헬스케어·독일 헤리티지펀드) 중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펀드 분쟁조정위원회가 아직 남아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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