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석의 시선고정]유정복 인천시장의 인사 정책 ‘인사가 만사’ 이길 바란다
2022-08-12 08:33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의 민선8기 시정부 출범이 한달을 넘어섰다. 유 시장은 취임 전후를 기해 민선8기 시정부 인수위원회 구성원과 인천시 정무부시장, 언론비서관 등 시 인사를 단행한데 대한 여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전혀 예상치 못한 파격적인 정무부시장 내정자 인사 단행은 지역 공직사회에서 가장 화제가 됐다. 당초 거론된 인사들 가운데 이름 조차 없었던 이행숙 전 인천시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내정자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구의원, 시의원, 국회의원 등의 경험이 전혀 없는 내정자였기에 과연 본연의 임무인 대내외적인 정무적 수행을 무난하게 할 수 있는 적격자인지, 의심의 시선들이 컸다.

유 시장은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이 정무부시장을 임명했고 대신에 정무적 임무 수행보다 ‘문화·복지’ 분야 역할에 비중을 두게 했다. 결국, 정무부시장 본연의 임무는 유 시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또 다른 예로, 인천시 언론비서관에 고주룡 전 MBC 기자 출신을 임명한 인사의 경우도 의외였다. 유 시장과의 인연이 전혀 없었고 이번 6·1지방선거 때 만난 외부의 인물이 그동안 인사 하마평에 오른 유 시장 주변 인물들을 제치고 언론비서관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 시장 스타일의 인사 정책이 시 안팎으로 이슈가 되서인지, 요사이 유 시장은 인천시 산하 기관장들 인사를 놓고 다소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기 청장직 공모를 시작으로 앞으로 줄줄이 있을 시 산하 도시공사·관광공사·환경공단·시설관리공단·교통공사·인천신용보증재단 등의 사장(이사장)직 적임자를 위한 여론을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시장이 시 산하 기관장직 적임자에 가까운 인물들에 대한 평가를 주변 지인들에게 듣고 있다는 것이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속담이 연상되 듯, 앞서 예상치 못한 인사에 대한 ‘옳고 그름’을 의식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유 시장은 시 산하 기관장직 차기 인사를 놓고 주변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유 시장이 ‘OOO 이 사람 어때?’ 하고 거론한 인물에 대해 주변 지인들에게 듣는 평가도 평가이겠지만, 이 보다 유 시장이 거론한 인물에 대한 그의 의중이 담겨 있다는데 있다.

이는 유 시장이 거론한 인물이 시 산하 기관장직 적임자임을 염두해 두고 있다는 뜻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시장의 인사 스타일이도 하다.

민선6기 시정부 때나 지난달 출범한 민선8기 인사에도 보여 주었듯이 주변 여론 보다 자신의 판단만이 결국 인사 단행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유 시장의 인사 정책은 ‘예측 불가능’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속에 유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6·1지방선거에서 새롭게 당선된 민선8기 전국 17개 광역단체장을 대상으로 시·도정수행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직무수행을 평가한 결과, 긍정평가 42.9%로 전국 16위를 기록했다.

비록, 취임 한달을 놓고 실시한 평가이긴 하지만, 유 시장은 민선8기 시정부 첫 출발부터 썩 좋은 모습은 아닌듯하다.

앞으로 4년 동안 시정업무를 잘 수행하고 더 나은 인천 발전을 위해서는 유 시장의 주관적인 판단과 자신감으로는 쉽지 않다. 함께 공감하고 업무수행에 진심을 담아 공직자는 물론 시민사화가 인정하는 유 시장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참모들이 필요하다.

선거 때만 되면, 밀물과 썰물처럼 오가면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는 기회주의자들이 아닌 ‘적재적소(適材適所)’의 인재들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선거 때 단지 자신을 도와줬기 때문이 아니라 그 인물의 능력과 업무수행 등에 따른 전반적인 평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인사가 만사다’ 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이다. 요즘 들어 크게 실감하게 하는 말인 것 같다. 갑자기 인사 때마다 나오는 말이 생각난다. ‘교만이 만든 인사는 망하는 지름길’이다.

민선8기 시정부에서는 유 시장의 인사 정책이 인천의 정체성과 유 시장이 그리는 인천 발전을 위해 ‘인사가 만사’인 것처럼 ‘정말 잘했다’는 평가를 받길 바랄뿐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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