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질·오물 투척 승려 ‘참회문’…봉은사 “오물 아닌 거름용 물…유감”
2022-08-16 16:37


14일 서울 강남의 유명 사찰인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스님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승려가 피해 노조원에게 발길질하는 장면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조계종 노조원을 집단 폭행한 승려 중 1명이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6일 서면으로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날 폭행에 가담했던 A 스님은 서울 강남의 유명사찰인 봉은사에서 국장 소임을 맡아왔다. A스님은 봉은사를 통해 낸 참회문에서 "14일 봉은사 앞에서 박정규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 기획홍보부장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했던 행동에 대해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이어 "출가수행자로서 결단코 해서는 안 되는 언행이기에, 제아무리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두고두고 사죄와 참회가 마땅한 과실"이라며 "엄한 책임에 따를 것이며, 앞으로 자숙과 큰 경책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봉은사 측도 이날 참회문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봉은사는 당 사찰 소속 교역직 종무원이 연루된 물리적 행위에 대해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이런 행위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봉은사는 후속 조치를 이행할 것을 밝힌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강남의 유명 사찰인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스님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승려가 봉은사 앞 도로에서 조계종 노조원에게 인분이 담긴 것으로 여겨지는 오물을 뿌리는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연합]

14일 봉은사 앞에서는 조계종 노조 박정규 부장이 자승 전 총무원장의 종단 내 선거 개입 등을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이려다 A 스님 등 승려 2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을 뒤집어쓰는 일이 벌어졌다.

봉은사 관계자는 A 스님이 플라스틱 양동이에 담아 피해자에게 뿌린 인분 추정 오물과 관련해 "A 스님은 연꽃 화분에 정기적으로 주는 '거름용 물'이라고 한다. 물을 휘저으면 인분하고 색깔이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A 스님이 참회문을 내며 사죄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났음에도 피해자에게 연락해 사과 의사를 밝힌 적이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 쪽에서는 사과는커녕 가해자의 신원조차 파악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박씨는 "A 스님이나 봉은사, 함께 폭행에 가담한 그 누구도 직접 사과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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