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교육 부적응자’였던 시의원의 대안교육론
2022-08-17 11:28


고등학교를 2차례 자퇴했던 ‘문제적 학생’은 무작정을 집을 나와 고시원에 살며 주유소 아르바이트로 먹고 살았다. 10년 후 이 사람은 서울시의원으로 교육과 민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강산(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17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시교육청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의원 개인으로서 많이 부끄럽다”고 입을 열었다.

박강산 의원은 “교육예산 편성이 파행을 빚는 것은 교육위 내 국민의힘 의원의 정치적 편가르기 때문”이라며 “정치 진영이 다르다는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추경안에 반대하는 것은 몽니”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6조원이 넘는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 추경안은 빠르게 처리됐다”며 “그에 반해 시교육청 추경 심사의 경우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이 개최한 간담회마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시민 대표가 아닌 오세훈 시장의 거수기를 자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의회 교육위는 시교육청의 추경예산안 약 3조7000억원 중 2조7000억원을 적립성 기금으로 편성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심사를 보류했다.

박 의원은 ‘좋은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공론장을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현장의 학부모와 무엇이 좋은 교육인지 얘기를 나눠보면 낯설어 한다”며 “지금의 좋은 학교란 스카이(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다. 좋은 학교와 ‘좋은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풀어 나가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혁신교육을 대안으로 꼽았다. 혁신교육 사업은 학생 개별 맞춤형 학교 교육과정 운영, 다양한 진로교육, 자치활동과 동아리활동 등으로 다양한 성장 경험을 제공하는 교육사업이다. 박 의원은 “서울형 혁신교육은 학생을 공부 기계가 아닌 생각하는 인간으로 만드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며 “학생을 입시 괴물로 만드는 기존의 교육과정은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그의 청소년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를 ‘제도교육의 부적응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지역 명문고에 다니다가 자퇴서를 냈다. 부모의 설득으로 자퇴를 취소하고 한동안 다니던 그는 끝내 학교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가 처음 입학했던 대학교는 학위도 없는 대안학교였다. 그는 “제도권 공간은 무의미한 공간이었다”며 “당시에는 취업 사관학교로 변질된 대학교를 가기 보다는 생각하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고 진학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제도교육에 대한 반감이 있다. 그 반감이 대안교육이나 ‘좋은 교육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영기·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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