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경쟁력 정체”…3학기제 꺼낸 서울대의 고민
2022-08-20 09:01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서울대가 한 학년을 3학기로 나눠 수업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학기제로 운영하는 해외 대학 학생이 서울대를 선택하거나, 서울대 학생이 해외 교환학생을 떠나는데 무리가 없도록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20일 서울대 장기발전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중장기발전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는 장기적으로 3학기·9월 학기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2학기·3월 학기제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등교육법 등 상위 규정의 제약이 있기에 단기간 도입이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3학기제로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대는 겨울방학을 없애고 12주씩 진행하는 정규학기와 6월부터 8월까지 긴 여름 방학과 국제 하계 강좌 등으로 학자 일정을 재편할 방침이다. 3학기제가 도입되면 학생들은 9월에서 11월, 12월에서 2월, 3월에서 5월로 나누어 수업을 듣게 된다. 위원회는 여름 방학이 3개월인만큼 인턴, 교환학생 등 다양한 직업 탐색 및 현장 경험의 기회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원회는 “9월 개학 학기제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유럽·미주 대학과 교환학생 및 대학원 진학의 시간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3월에 정규 학기가 시작되는 초중고 학기제를 바꾸지 않고 운영할 방침도 고안 중이다. 위원회는 “학생 선발은 지금처럼 12~1월에 하고, 정규 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6개월은 기숙대학을 이용해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기초교육을 제공하는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3학기제 도입을 고민하는 이유는 인재 유치·양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대·약대 등의 이탈로 지난해 서울대 추가 합격자 수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했고, 서울대의 신입생 성취도 결과도 영어·수학 미달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 학생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동시에 해외 유수 인재를 유치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체된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고민도 반영됐다. QS(Quacquarelli Symonds) 세계 대학 순위(World University Ranking)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6년 동안 35위에서 37위를 벗어나고 있다.

다만 중장기 계획인만큼 당장 3학기제를 도입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 9월 학기제를 추진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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