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사저 경호 강화한 평산마을, 100여일 만에 ‘잠잠’
2022-08-22 14:06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경호 강화 첫날인 22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사저 일대가 조용하다. 이날부터 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300m 떨어진 곳에서 대통령 경호처, 경찰이 위험물질 등을 검문 검색한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남 양산 평산마을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가 22일 0시부터 강화되면서 주민들이 오랜만에 평온을 되찾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 확대 첫날인 이날 문 전 대통령 반대 단체들의 단골 집회 장소였던 사저 맞은편 마을버스 정류장 앞은 고요했다.

이곳에선 단체들이 지난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이후 100일 넘게 매일 욕설과 고성 시위를 벌였으나, 이날 단체 회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보수 성향의 1인 유튜버 2∼3명이 스마트폰을 들고 “아직도 대통령인 줄 아느냐”, “경호원을 동원해 우리를 겁박한다. (경호 강화가) 어이가 없다”는 등의 내용으로 인터넷 중계를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경호 강화 첫날인 22일 오전 사저에서 300여m 떨어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입구에 '여기는 경호구역입니다. 대통령 경호처·양산경찰서'라고 표기돼 있다. 경호처가 방문차량에 대해 방문 목적 등을 묻는 모습. [연합]

이번 문 전 대통령 경호구역 확대 조치는 최근 시위자 1명이 문 전 대통령 부부를 협박하고, 공업용 커터칼로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직원을 협박했다가 구속된 이후 내려졌다.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은 이날 0시부터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기존 사저 울타리에서 울타리부터 최장 300m까지 넓히고 경호를 강화했다.

평산마을 입구 쪽 청수골 가든(음식점)부터 평산마을 뒤쪽 지산마을 마을버스 종점(만남의 광장)까지 경호구역에 새로 추가되면서, 경호구역이 시작되는 청수골 가든 도로에는 차량 진입을 막는 철제 펜스가 설치됐다. ‘여기는 경호구역입니다. 교통관리 및 질서유지에 적극 협조부탁드립니다’라는 알림판도 놓였다.

경호처 직원들은 마을 입구에서 출입 차량을 하나하나 세워 꼼꼼하게 검문한 뒤 평산마을로 들여보냈고, 방문객들에게도 행선지와 방문 목적 등을 묻고 소지품 검사를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경호 강화 첫날인 22일 오전 사저에서 300여m 떨어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이 방문객에게 방문 목적 등을 묻고 있다. [연합]

경호구역이라고 집회, 시위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문 전 대통령 반대단체 회원들이 그동안 해왔던 집회·시위는 신고만 하면 경호구역 내에서 가능하다.

다만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은 경호구역에서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안전조치 등 위해(危害)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법률에 따라 집회시 욕설을 하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제지를 받을 수 있다.

대통령 경호처와 경찰은 이 규정에 근거해 이날 0시부터 화약 등 인화성 물질, 총포·도검류, 폭발물, 기타 위해 도구 등 반입을 금지했다. 확성기, 스피커 부착 차량도 마을 진입이 불가능하다.

주민들은 오랜만에 마을이 조용해졌다며 반색했다.

평산마을 한 주민은 “마을이 이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아요”라며 “진작부터 이렇게 했으면 좋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사저 경호 강화 첫날인 22일 오전 사저에서 300여m 떨어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입구에서 경호처 직원이 방문객 가방을 검색하고 있다. [연합]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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