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서해 공무원 피격’ 박지원 前원장 비서실장 조사
2022-09-02 08:27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검찰의 압수수색을 마치고 여의도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기록 삭제·조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박 전 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둘러싼 기록 삭제·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사건 관련 보고서 삭제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전직 국정원 고위 간부 노모(57)씨를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는 전날 박지원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낸 노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노씨는 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2020년 9월 22일 서해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뒤 박 전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내부 첩보 보고서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실무진에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왔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박 전 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주거지·사무실 10여 곳을 압수 수색을 할 때 노씨의 자택에도 수사관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사건 당시 내부 직원이 첩보 등을 토대로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이 아니라 표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박 전 원장이 이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 [연합]

박 전 원장은 그러나 "제가 (첩보를) 삭제하더라도 (삭제 기록 등이) 국정원 메인 서버에는 남는다. 왜 그런 바보짓을 하겠나"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노씨 역시 박 전 원장에게서 삭제 지시를 받은 적이 없어 실무진에 전달한 적도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비서실장이었던 노씨를 소환한 만큼 박 전 원장에 대한 조사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대통령기록관에서 당시 생산된 청와대 문서를 확인해 대북·안보 라인의 의사 결정 과정을 살펴본 뒤 박 전 원장 등 핵심 피고발인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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