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도피한 스리랑카 前대통령, 7주만에 귀국
2022-09-03 13:44


고타바야 라자팍사(73) 전 스리랑카 대통령 [AP/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최악의 경제난으로 인한 반정부 시위로 해외 도피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73) 전 스리랑카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귀국했다. 그는 미국으로 이주를 추진 중이며, 미국 정부의 승인이 내려질 때까지 스리랑카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 미러 등 현지 매체와 외신을 종합하면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이날 새벽 수도 콜롬보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해외 도피한 지 7주 만이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하자 일부 장관들과 정치인 등 환영단이 마중 나와 그에게 화환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콜롬보 내 스리랑카 정부 소유 주택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스리랑카 정부는 그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경비 경력을 파견하기로 했으며 그가 전직 대통령으로 누릴 수 있는 모든 특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은 라자팍사 전 대통령이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이며 미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그의 아내 로마 라자팍사가 미국 시민권자여서 라자팍사 전 대통령도 영주권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이던 지난 7월 반정부 시위대가 콜롬보의 대통령 집무동과 관저로 몰려들자 군기지로 몸을 피한 뒤 해외로 도피했다. 도피 중에 대통령직 사임계를 냈던 그는 몰디브와 싱가포르를 거쳐 지난달부터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 머물며 귀국 시점을 저울질해 왔다.

라자팍사가 귀국함에 따라 그의 처벌을 원하는 이들과 지지하는 세력이 충돌하면서 스리랑카 정국이 다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스리랑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의 붕괴로 대외 부채가 급증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빠졌다. 총 대외부채 규모는 510억 달러(약 68조8000억원)에 달하며, 이를 갚지 못해 지난 5월 국가 부도 상태가 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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