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강력한 태풍’ 비상...비상...비상
2022-09-05 11:32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제주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5일 오전 김포국제공항을 찾은 시민들이 공항에 와서야 결항 소식을 접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김포공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68편 가운데 13편의 결항이 결정됐다. 이미 결항한 비행 편수 104편을 더하면 힌남노로인한 결항은 총 117편에 이른다. 박해묵 기자

5일 제 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제주 서귀포 부근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제주에서 약 480㎞ 거리까지 북상한 힌남노는 6일 오전 부산 해상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태풍은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3·6·12면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이날 8시 기준 서귀포 남남서쪽 약 420㎞ 해상에서 중심기압 935hPa, 최대풍속 49㎧ 속도로 이동 중이다. 태풍 중심과 제주 지역 사이 거리는 450㎞, 부산 지역 사이는 720㎞다.

현재 태풍은 사람이나 바위를 쓰러트릴 수 있는 ‘매우 강’ 상태로, 속도도 전날보다 빨라졌다. 힌남노는 오는 6일 0시에 ‘매우 강’ 단계로 서귀포 남쪽 약 30㎞ 해상을 통과한 후 같은 날 오전 6시께 기차가 탈선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지닌 ‘강’ 단계로 부산 서남서쪽 약 90㎞ 부근 해상에 근접한다.

태풍이 가까워짐에 따라 제주 및 남해안 지역에서는 호우 및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오전 8시 기준 제주도와 일부 전남남해 섬지역, 제주도해상, 강원영서에 호우특보, 경남권해안과 전남해안에 강풍특보가 발효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간 당 30㎜ 이상의 매우 강한 비와 최대 순간풍속 3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제주를 오가는 하늘길도 끊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운행 예정인 제주 항공편 140편 중에서 오후 항공편이 대부분 결항될 예정이다. 설악산 등 전국 국립공원 22곳의 탐방로 609개 출입도 금지된 상황이다. 제주 지역은 오늘 시속 124㎞(삼각봉), 105㎞(사제비) 속도의 바람이 불고 있고 어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319㎜(삼각봉)의 비가 내렸다.

힌남노는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전망되고 있다. 힌남노는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12호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열대저기압을 흡수했다. 또 힌남노가 지나는 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섭씨 30도 내외라 풍속을 잃지 않고 이동해 역대급 태풍으로 발달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전날 수시브리핑에서 매미, 루사 등 과거 한반도를 초토화한 태풍 사례를 열거한 뒤에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부도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비상 체제’로 들어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전역이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 안에 들어왔는데 자정 넘어서는 제주를 비롯한 남부 지방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초록색 민방위복을 입고 출근한 윤 대통령은 “재난관리와 구조에 종사하는 모든 분께 선조치 후보고해달라고 말씀드린다”며 “오늘은 (나도) 비상대기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도 전날 오후 6시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힌남노와 가장 근접한 제주·경남·전남·부산·울산 등 5개 지역은 ‘을호’ 비상이, 다른 지역은 ‘병호’ 비상이 발령된 상태다. 김빛나·정윤희 기자



binna@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