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침수 차량 8대 구조...경주에 뜬 '아쿠아맨'
2022-09-07 09:35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6일 오전 경북 경주 톨게이트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이 방향을 돌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연합]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큰 비가 내린 경북 경주에서 침수된 차량 8대를 구조해낸 시민이 찬사를 받고 있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25t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구강민(28)씨는 전날 ‘힌남노’로 인해 일을 쉬었다. 경주시 동방동에 거주하는 구씨는 이날 오전 6시쯤 ‘비가 많이 내려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없나’ 동네 주변을 돌아봤다고 한다.

구씨의 취미는 흙이나 모래, 자갈이 깔린 산과 계곡 등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이다. 그는 큰 바퀴와 각종 장비로 튜닝한 구형 갤로퍼를 타고 경주 시내를 순찰하다가 오전 7시쯤 형산강 옆 나정교삼거리 복개도로에서 첫 침수 차량을 발견했다.

구씨는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아반떼 승용차에서 내리지 못한 차 주인에게 다가갔다. 곧이어 밧줄이나 쇠사슬로 무거운 물건을 끌거나 들어 올리는 ‘윈치(winch)’를 이용해 차량을 끌어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이어 구씨는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인근 도로가 침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소형차, 중형차, 수입 외제차, RV 등 이날 혼자서 8대를 구조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왜 이런 일을 하냐는 질문에 그는 “나도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고 운전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차량이나 운전자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프로드 동호회에서 서로 돕는 일이 습관처럼 몸에 밴 것 같다”며 “이런 재해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지만, 또 일어난다면 달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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